“6시즌 연속 10홀드”…김태훈, KBO 두 번째 대기록→삼성 불펜 새 역사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김태훈의 표정에는 긴장감과 자신감이 교차했다. 누구보다 침착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고, 기록의 문턱을 조용히 넘어섰다. 찬란한 순간, 동료들과 팬들은 조용히 박수를 보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졌다. 삼성과 KIA가 치열한 승부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날 경기는 김태훈의 진기록 수립이 더해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삼성이 2-1로 앞선 6회말, 투수 교체는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2사 1루 상황, 김태훈은 마운드를 책임졌다. 이어진 첫 타자 이창진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한 차례 흔들렸지만, 2사 1, 3루 위기에서 박찬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고비를 넘겼다.
7회 역시 김태훈의 노련미가 빛났다. 선두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뒤를 잇는 최형우와 오선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⅓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시즌 10번째 홀드를 추가했다.
이번 기록은 의미가 남달랐다. 김태훈은 2020년 키움 시절 첫 두 자릿수 홀드에 성공한 이후 6시즌 내내 10개 이상의 홀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 사례다. 삼성의 권혁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시즌 연속으로 이루었던 것을 다시 써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경기 종료 후 김태훈은 “꾸준함의 의미를 오늘 다시 생각하게 됐다. 팀이 필요한 순간 마운드에 서는 일이 가장 큰 동기부여”라는 소감을 전했다. SNS 등에는 김태훈의 노련함을 칭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삼성 불펜의 자긍심”이라는 반응, 오랜 시간 쌓아온 내공을 재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도 깊은 숨을 내쉬었다. 이번 승리로 중상위권을 향한 발판을 다졌으며, 김태훈이 만약 내년에도 기록을 이어간다면 KBO리그 사상 최초의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삼성은 14일 대구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또 다른 승리를 준비한다.
한 선수가 쌓은 시간의 켜와 기록의 무게는 새벽 공기처럼 조용히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김태훈의 마운드는 언제나처럼 묵묵하게, 하지만 분명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겼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의 여정은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