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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췌장암 생존 예측 정밀화”…삼성서울병원, 치료전략 새 전기
IT/바이오

“AI로 췌장암 생존 예측 정밀화”…삼성서울병원, 치료전략 새 전기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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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이 췌장암 수술 환자의 생존 기간 및 예후 예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및 루닛이 공동 개발한 AI 기반 종양 침윤성 림프구 밀도 분석 플랫폼은 췌장암 수술 환자의 미래 예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어, 정밀의료 적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이번 연구를 ‘암 치료 데이터 해석력 경쟁의 분기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췌담도암센터 소화기내과 박주경 교수팀과 간담췌외과, 병리과 연구진은 AI 기반 ‘Lunit SCOPE IO’ 플랫폼을 활용해 췌장암 환자 304명의 수술 조직 내 종양 침윤성 림프구(Tumor Infiltrating Lymphocyte, TIL) 밀도를 정량 분석했다고 30일 밝혔다. 해당 기술은 종양과 주변 조직을 세밀하게 구획화하고, 각 조직 내 침윤성 림프구 분포와 면역 표현형(immune phenotype)을 자동 분류한다는 점에서 기존 관찰자 의존적 진단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 결과, 종양미세환경 분석을 기반으로 한 면역활성형(immune-inflamed phenotype) 환자의 중앙 생존 기간은 35.11개월, 면역결핍형(immune-desert phenotype) 환자는 11.6개월이었다. 또한 무진행 생존 기간 역시 면역활성형 집단이 평균 14.63개월로 집계돼, 기존 방식 대비 예측 정밀도가 대폭 향상됐다. 특히 AI로 추출한 면역표현형에 따라 췌장암 병기의 전통적 예측 공식을 뛰어넘는 역전 현상도 관찰됐다. 2기 췌장암 환자 중 면역활성형 케이스의 예후가 오히려 1기 비면역활성형 환자보다 낫다는 분석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이러한 AI 기반 면역 분석은 기존 의료진의 수작업 및 주관적 평가에서 벗어나, 정량적 진단 정확도와 예측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와 유사한 AI 활용 종양미세환경 분석 연구가 일본, 미국 등 선진 의료 시스템에서도 시범 적용되고 있으나, 국내 대규모 임상 적용 및 정량화 성과는 이번 사례가 두드러진다.

 

선진국에서도 환자별 맞춤 치료와 예후 예측의 정밀화가 의료 AI 발전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는 FDA, EMEA 산하 의료 AI 가이드라인 및 임상검증 체계가 의무화되고 있어, 조기 기술 상용화 및 의료 데이터 안전 관리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박주경 교수는 “AI를 통한 면역 표현형 분석이 향후 췌장암 맞춤 치료 전략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생존 기간 예측, 치료반응 분석 등 데이터 기반 의료의 가능성을 넓힌 계기가 된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를 정밀의료 상용화 및 암환자 맞춤 치료 전략 확산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술의 신뢰도와 임상 효과가 지속 입증될 경우, 의료 현장의 데이터 기반 치료 결정 체계 전환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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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루닛#췌장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