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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한 장에 공간 담는다”…UNIST, 3D AI 모델로 XR 산업 재편 신호
IT/바이오

“파노라마 한 장에 공간 담는다”…UNIST, 3D AI 모델로 XR 산업 재편 신호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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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 파노라마 사진 한 장만으로 실내 공간과 사물의 3차원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IT·바이오 융합 산업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 인공지능대학원 주경돈 교수팀이 개발한 AI 모델 'HUSH'는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디지털트윈 등 실감 미디어 분야에 필수적인 공간 정보 해석을 한층 정교하게 구현해, 글로벌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실내 XR(확장현실) 실사용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UNIST 인공지능대학원 연구팀은 360도 파노라마 이미지 한 장만을 입력으로 공간 구조와 내부 사물의 3D 정보를 동시에 추출할 수 있는 자체 개발 AI 모델 ‘HUSH(Holistic Panoramic 3D Scene Understanding using Spherical Harmonics)’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차세대 컴퓨터 비전 컨퍼런스인 CVPR 2025에 채택됐으며, 6월 미국 내슈빌에서 열린 행사에서 글로벌 관심을 끌었다.

기존 증강·혼합현실 기술은 현실 배경과 디지털 콘텐츠를 정밀하게 결합하기 위해 고가의 깊이 센서나, 각도별로 다수의 촬영 이미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HUSH는 단 한 장의 파노라마 이미지로도 이러한 실내 3차원 정보를 효과적으로 획득 가능한 점이 큰 차별화 포인트다. 파노라마 이미지는 전체 공간을 넓게 담지만, 곡면 구조상의 왜곡 때문에 기존 AI 솔루션은 분석 정밀도와 효율성이 떨어졌다. 특히 기존 방식은 이미지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일반적 AI 모델을 반복 적용하나, 이 과정에서 정보 손실과 연산 부담이 필연적이었다.

 

HUSH는 이러한 한계를 ‘구면 조화함수(Spherical Harmonics, SH)’라는 수학적 기법으로 극복했다. 구면 조화함수는 원래 구형 표면의 색상·광원을 분해 표현하는데 쓰이던 주파수 기반 분석기법이다. 팀은 이를 실내 파노라마 이미지의 구조적 특징 인식에 도입, 천장·바닥 등 넓고 단조로운 영역은 저주파, 복잡한 가구·물체 윤곽은 고주파 성분에 각각 할당해 분리·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방식은 기존 이미지 분할·재조합 방식 대비 정보 보존력이 높고, 한 번의 AI 추론으로 모든 공간 정보를 얻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실제 HUSH의 3D 추출 결과는 증강현실, 혼합현실, 디지털트윈, 실내 자율주행 로봇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360도 이미지는 스마트폰·보급형 캠 등으로 손쉽게 획득할 수 있고, 그 결과 고가 센서 도입 부담까지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팩토리·가상 전시관·AI 내비게이션 등 다중 분야에서 실증 사례가 확장되는 흐름이다.

 

UNIST 주경돈 교수는 “AI가 실내 공간을 사진 한 장만으로 정밀하게 파악하고, XR·실감미디어 산업의 실제 현장 적용까지 앞당길 실용적 기술”이라며 “향후 의료·공공안전·건축 등 고도화된 공간 정보가 필요한 분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도 디지털 트윈, XR 공간 처리 AI의 선두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나, 구면 조화함수 기반의 파노라마 3D 분석은 UNIST HUSH가 선도적 사례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미국 컴퓨터비전학회(CVPR 2025) 등 세계적 무대에서도 기술적 독창성과 산업적 활용가치가 동시에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계는 HUSH 같은 차세대 공간 인식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표준화와 공간정보의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 신뢰성 검증 등 본격적 산업화의 윤리·정책 조건 역시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기술과 제도의 유기적 균형이 실감미디어 산업의 장기적 성장 조건이 될 전망이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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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hush#cvpr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