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토론토 관객 휘어잡다”…어쩔수가없다, 북미 민심의 환호→진한 여운만 남다
어둠이 내려앉은 토론토의 상영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진한 환호 속에 국제 관객상을 거머쥐었다. 감독 박찬욱은 관객의 반응 하나하나에 미소를 머금으며, 무게감 있는 말로 감동의 순간을 남겼다. 이 작품이 북미 영화 팬들에게 건넨 에너지는 격렬했지만 담백했다.
이번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어쩔수가없다’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국제 영화들 중 관객들이 직접 투표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영화에만 주어지는 최초의 ‘국제 관객상’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박찬욱 감독은 “상영장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시선을 이미 느꼈기에 놀랍지 않은 결과”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감정을 전했다. 감각적 연출과 함께 북미의 심장에 깊은 흔적을 남긴 박찬욱은 “세계 최고의 관객들이었다”며 특별한 인사를 남겼다.

‘어쩔수가없다’는 안온한 일상을 잃은 만수의 흔들림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분투를 그린다. 이병헌이 주연을 맡아 갑작스런 해고 후에도 가족과 집, 자존심을 지키고자 재취업 전선에 뛰어드는 모습이 현실적인 공감대를 자아냈다. 세밀한 심리 묘사와 박찬욱만의 서정적 연출이 도시의 일상 한가운데 흐르는 불안과 소망을 섬세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한편 토론토 최고상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햄닛’에 돌아갔다. 셰익스피어 부부가 어린 아들을 떠나보낸 뒤 겪는 아픔을 그린 작품이 또다시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쩔수가없다’는 24일 국내 극장에서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이 그려낸 가족의 풍경이 스크린 너머 우리에게 어떤 위로와 질문을 던질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