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글로벌 생존 전략”…빅 게임 투자 급가속→미래 경쟁력 분석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2025’에서 넥슨은 글로벌 게임 시장의 냉혹한 현실과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넥슨게임즈 대표 박용현은 연매출 4조원을 넘어서는 대형 기업임에도 변화와 도전 없이는 생존이 담보되지 않는 순간이 왔다고 강조하며, ‘빅 게임’에 집중하는 승부수를 공식화했다.
현재 게임 산업은 기술 진화와 시장 포화로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PC방과 스팀을 휩쓰는 다수 인기작이 10년 이상 된 타이틀임을 지적하며, 신작이 대박을 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모바일 시장에선 틱톡, 유튜브 등 비게임 앱의 매출이 게임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패키지 게임 개발비는 2018년 ‘스파이더맨’ 1,500억 원에서 최근작 4,500억 원, ‘콜 오브 듀티’의 경우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기존 대형 게임사도 단 몇 개 흥행 실패에 위기를 맞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으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최소 수준의 퀄리티와 규모를 갖춘 ‘빅 게임’만이 유의미한 승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진단이다.

여기서 ‘빅 게임’이란 단순히 기업 규모의 확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실제로 통할 수 있는 타이틀을 의미한다. 박 대표는 중국의 ‘검은 신화: 오공’이 600억 원 투자로 2,500만 장 이상 판매된 성공 사례를 들며, 토종 대형 게임사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양적·질적으로 월등한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기존의 은근한 성공 경험과 효율적 개발 방식이 트리플A급 신작 개발에는 장애물이 된다고 분석했다. 세계 시장 표준에 부합하는 스토리텔링과 제작방식, 체계적 대규모 협업 시스템이 한국 게임사에 요구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국 게임업계의 현재 경쟁력인 비교적 저렴한 개발비, 라이브 서비스 경험, K-컬처 유행, 빅 게임 관련 축적된 기술이 향후 빠르게 소멸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실제로 개발 인력의 몸값이 상승하고 해외 개발사들도 빠르게 노하우를 확보하는 지금, 박 대표는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회는 불과 몇 년 남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변화의 시계를 늦추지 않고, 안정적 경계선 밖, 즉 ‘거친 대양’에서 빅 게임으로 돌파구를 찾을 때임을 역설했다.
넥슨의 ‘빅 게임’ 전략은 단순한 미래 예측이 아닌 시급하고 구체적인 산업 명제임이 현장에서 재차 강조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메가 트렌드가 정체 국면에 머물겠지만,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을 견인할 기업 중심 전략만이 미래 한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보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DC 2025는 이러한 논의를 심화하는 장으로, 게임 개발의 다양한 프론티어 이슈가 3일간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