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붐에 4년 만의 최고치”…중국(China) 기술주 랠리, 미중(USA-China) 긴장 완화 기대에 외국인 자금 유입 전망
현지시각 9월 17일, 홍콩(Hong Kong) 증시에서 중국(China) 기술주가 급등하며 항셍테크지수는 4.3% 상승해 2021년 11월 이후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강세는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함께 미중(USA-China) 갈등 완화 기대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항셍테크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42%나 오르며 중국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와 사업 수익화가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이날 거래에서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Baidu)가 16% 급등해 지수를 견인했고, 알리바바(Alibaba), 중신국제반도체(SMIC), 징둥닷컴(JD.com)도 두 자릿수에 달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깜짝 공개된 중국산 AI 모델 딥시크(DeepSeek)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기술주의 성장 잠재력을 재평가하고 있다. 투자심리의 복원 배경에는 AI 생태계 확장, 미중간 외교관계 해빙 무드, 첨단 반도체 개발 소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기술기업들은 AI 모델 개발, 로보택시, 자체 반도체 칩 분야에 공격적으로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사소 마켓츠(Charu Chanana) 전략가는 “중국 빅테크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AI 사업에서 수익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항셍테크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이 21배로, 미국 나스닥100의 27배에 비해 매력적인 저평가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복귀 조짐도 뚜렷하다. 최근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알리바바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고, 아레테리서치(ARETE Research)도 바이두 투자 의견을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CATL 역시 JP모건(JP Morgan) 투자등급 상향으로 주가가 크게 뛰었다. 이에 대해 ‘홍콩이코노믹타임즈’는 “중국 기술주가 팬데믹 이후 위축됐던 시장 신뢰를 되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형 자금 조달도 잇따르고 있다. 알리바바는 최근 전환사채 발행으로 32억 달러를, 텐센트(Tencent)는 4년 만에 딤섬본드 발행에 나서 90억 위안을 조달했다. 국영 통신사 중국유니콤(China Unicom)도 알리바바 계열사의 반도체 칩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AI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다. SMIC의 첨단 반도체 장비 시험 가동 소식도 업계 기대를 높이고 있다.
정치적 의미도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Trump)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예정된 데다, 틱톡(TikTok) 운영 문제와 관련한 미중 간 잠정 합의가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리고 있다. CNBC 등 외신은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과 대등한 경쟁자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단기적으로는 기업 실적과 정책 환경이, 중장기적으로는 AI·반도체 분야의 굵직한 투자와 미중 관계의 향방이 투자자 심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는 9월 말 열릴 알리바바 클라우드(Alibaba Cloud) 콘퍼런스에서 중국형 AI 기업들의 기술 진척 상황이 공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중국 기술주의 랠리가 향후 글로벌 증시와 기술산업의 지형 변동을 이끌지 국제사회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