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로 국회 품격 훼손"…국민의힘, 부승찬·장경태·최혁진 윤리위 징계 요구
막말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가 다시 격돌했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 윤리위원회에 징계안을 제출하면서, 국회 내 언행 수위를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19일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과 장경태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국민의힘은 이들이 자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을 향해 반복적으로 막말을 한 책임을 물어 징계를 요구했다.
이날 오후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과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국회 의안과에 세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제출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접수 후 기자들과 만나 "막말을 일삼은 부승찬·장경태·최혁진 의원에 대해 윤리위에 징계요구안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다수의 횡포가 이제는 국회 내에서의 막말, 상대당 의원에 대한 위협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이라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야당의 발언 수위를 국회의 품격과 다수당 책임 문제로 연결한 셈이다.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발언은 구체적이다. 부승찬 의원은 13일 국회 본회의 중 회의장 밖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언쟁을 벌이던 중 송 원내대표를 향해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경태 의원은 같은 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본회의 불참에 반발해 집단 퇴장하자, 이를 보고 "본회의 중요하다더니 회의장 나가고 자빠졌네"라고 발언했다. 상대 당의 퇴장 행위를 조롱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됐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의 거친 표현도 여당의 징계 요구 대상이 됐다. 최 의원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만석 검찰총장대행을 비판하며 "노만석 검찰총장대행은 지금 이 상황에 연가를 냈다. 미친X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수사 담당 검사를 겨냥해 "(수사 중 피의자에게) '배를 가르겠다'고 한 검사X을 데려다가 당장 감찰하고 수사해 조치를 취해야지 방구석에 들어가 숨을 때냐"고도 발언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발언들이 국회의 품위를 현저히 손상했고, 상대방에 대한 모욕과 위협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윤리위가 신속히 징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같은 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서지영 의원은 김용범 실장이 야당 의원과 고성을 주고받은 사건을 언급하며 대통령실 책임을 거론했다. 그는 "대통령 비서실이 국회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이어 "차후 대통령 비서실에서 공식적인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소속 의원이 대통령실을 향해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만큼, 향후 대통령실의 대응 방식이 또 다른 정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출석했다가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당시 야당 의원이 갭투자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김 실장 딸을 거론하자, 김 실장은 주변 만류에도 강하게 반발하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여야는 김 실장의 대응을 두고 국회 모독이냐, 가족을 지키려는 정당한 항의냐를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최혁진 의원 측 공식 입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야권 내에서는 여당의 징계 요구를 정치 공세로 보는 시각과, 국회 발언 수위를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국회 윤리위원회가 징계안을 어떻게 다룰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윤리위가 정쟁 사안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장기 표류한 전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국회 내 막말 논란이 누적되면서, 여론이 윤리위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언행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야권 의원들의 막말 책임을 강조하고, 일부 여당 의원은 대통령실의 국회 대응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 정치권 전반에 자성 요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국회 윤리위원회와 대통령실의 후속 대응에 따라 향후 정국의 긴장도는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