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한미일 협력 중요성 커져”…조현, 日 외무상과 첫 회담서 실용외교 강조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29일 도쿄에서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조 장관 취임 후 불과 여드레 만에 최우선 방문지로 일본 도쿄를 택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30일 미국 방문에 앞서 이례적으로 일본을 먼저 찾았다. 이날 오후 일본 외무성 청사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조 장관은 “이재명 정부는 외교 정책에서 실용주의를 근간으로 우방국과 관계를 강화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제 정세가 쉽지 않지만 우방국 간 긴밀한 협조와 소통을 통해 대외 전략을 강구하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 장관은 “어제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했는데, 일본 방문 소식을 전하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각별한 안부 인사를 부탁하셨다”며 “첫 외교장관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노력하자는 당부도 있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첫 정상회담 이후 ‘셔틀외교’ 방침을 재확인하며 “실용외교 기조로 한일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 노력”임을 힘주어 말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조 장관의 취임 후 첫 방문국을 일본으로 선택한 데 대해 “현재의 전략적 환경에서 한일관계,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양국 정부 간에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환영한다”며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괄한 다양한 과제에 더욱 공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두 장관은 회담 이후 업무만찬을 함께하며 양국관계 발전 및 지역·글로벌 현안, 그리고 각국의 이해가 걸린 사안들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양측은 최근 한일관계가 경제, 외교, 안보 각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올해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계기로, 외교당국 간 실질 협력 강화와 미래지향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실천 방안도 논의됐다.
회담에서는 한일 양국이 엄중한 국제 정세와 복합위기를 공동 인식하고, 상호 국익 차원에서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공유했다. 양측은 역내 평화와 안정, 그리고 한미일 3각 협력체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밖에도 조 장관은 이와야 외무상에 방한을 공식 초청하며, 각급에서 수시로 긴밀하게 소통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외교 라인 고위급 소통은 앞으로도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다. 조현 장관이 이번에 일본을 우선 방문한 것은 이시바 내각이 여당 선거 패배 등으로 불안정한 정국을 겪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대일 실용외교 의지를 확고히 전달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조 장관은 30일 오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예방한 뒤 곧바로 워싱턴으로 이동해, 31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정치권과 외교가는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년을 맞아 셔틀외교 포함, 양국 및 한미일 협력 구도가 한층 강화될지 주목된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은 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과 한일 고위급 소통이 역내 정세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의 깊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정부는 양국 외교 협력 채널을 지속 강화해 구체적 협력 성과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