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썹 기준 등장”…식약처, K푸드 식품안전 체계 혁신 예고
글로벌 식품안전 인증 제도인 ‘글로벌 해썹(Global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도입이 K푸드 산업의 안전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이번 기준은 과거 중국 칭다오 맥주 오줌 사건과 매일유업 세척수 오염 사례처럼 대형 식품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기술적·관리적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업계에서는 ‘식품 안전 글로벌 경쟁’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6일 식약처 마정애 식품안전인증과장은 ‘해썹 코리아 2025’에서 기조발표를 통해 글로벌 해썹의 구체적 도입 방안을 공개했다. 그는 “국내 해썹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산업계 요구에 따라 코덱스 지침을 반영해 경영진의 책무, 식품방어·사기 예방, 디지털 관리 등 신기술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해썹은 코덱스(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존 위해요소 관리 체계를 넘어, 경영진 책임 강화와 식품안전 문화를 전사적으로 내재화한다. 또한 품질 이상 감지 시 신속한 소통 체계, 자동화·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위험 대응을 구조적 요소로 포함한다. 특히 과거 세척수 오염과 같은 인적 오류에도, 즉각적 데이터 공유와 유통 차단 메커니즘이 작동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이 기준은 해썹 관리계획서와 인증 신청서를 작성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 제출하면, 자료 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통과 시 인증을 부여받는 방식이다. 단, 인증 이후에도 미비점 발견 시 추가 교육과 행정처분이 단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업계와 소비자단체는 프리미엄급 식품안전 체계 도입이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유럽 중심으로 동등성 기반 식품안전 인증이 필수로 자리잡고 있어, 국내 K푸드 산업이 현지 규제장벽을 넘어설 실효적 카드로 꼽힌다. 디지털화 및 자동화 인프라 투자가 병행되면 식품안전사고 예방과 트랙앤트레이스(trace & trace·추적관리)가 동시 실현된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해썹 도입은 단순한 인증이 아닌, 식품기업 책임문화와 디지털 통합안전 시스템의 필수 전환점”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식품안전 관리체계가 제도·기술·정책 세 영역에서 국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지 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