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로 지킨 나라”…간호협회, 독립운동가 재조명 캠페인 확산
간호사 독립운동가의 숨은 역사가 IT와 데이터 기반 사회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에 헌신한 간호사들의 업적을 국민에게 알리는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디지털기록물과 라디오 연속 기획물을 적극 활용해, 독립운동가 74인의 데이터와 스토리를 공공자산으로 확장하는 시도다. 업계와 의료계는 이번 캠페인을 간호사의 직업적 사회기여와 문화데이터 보존 경쟁의 전환점으로 해석한다.
대한간호협회는 국가보훈부 후원 아래 지난 9월 1일 ‘간호로 지킨 나라, 우리가 지킬 이름’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일제강점기에 의료와 독립운동을 병행했던 간호사들의 미서훈 문제를 제기하며, 디지털 콘텐츠와 미디어 방송으로 그 활약상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을 중점 목표로 한다. 실제로 현재 협회가 조사한 독립운동가 간호사는 74명에 달하며, 이 중 16명은 아직 정부 서훈을 받지 못한 상태다.

기획 라디오 프로그램 ‘대한민국을 간호하다’는 국민적 관심을 이끄는 대표 콘텐츠다. 내년 8월까지 YTN 라디오를 통해 매일 세 차례(오전 6시 35분, 낮 12시 55분, 오후 6시 55분) 120초 분량의 이야기를 송출한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이화숙, 노순경, 한신광 등 15인의 간호사 독립운동가를 데이터화된 내러티브 스토리로 풀어내며, 후손 인터뷰와 전문 연구자의 분석을 교차 제공한다.
특히 기존의 종이 매체 기록에 머물렀던 독립운동가 데이터가 디지털 미디어, 해시태그 캠페인, SNS 확산 구조로 실시간 공유되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시민 누구나 QR코드를 통해 간호사 독립운동 스토리 자료를 내려받고, ‘#간호의_이름으로’ 등의 해시태그로 추모나 서훈 촉구 메시지를 릴레이 방식으로 게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 참여 데이터와 디지털 기록물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적으로 축적돼, 의료인의 사회 역할 및 국가적 데이터 아카이브화가 동시에 진전되는 셈이다.
글로벌 측면에서도 미국과 유럽의 주요병원·간호단체들이 AI와 빅데이터 기반으로 의료인의 역사기여 기록을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번 캠페인이 의료·바이오분야 구술/텍스트 기록의 데이터베이스화, 공공가치 확산이라는 국제 흐름에 부합하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향후 간호사 독립운동가 데이터가 실시간 확산되면서 국민적 인식, 보훈 정책 개선, 기록유산 등 다각적 가치가 커질 것으로 진단한다. 박환 수원대 명예교수는 “이화숙 선생의 사례처럼 간호사는 단순한 보건인력이 아니라 국가 의료체계와 독립운동사의 한 축”이라며 “디지털 기반 역사 캠페인은 사회적 집단기억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민간 주도의 디지털 역사 캠페인이 실질적인 정부 서훈 정책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간호사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기록이 국민적 유산으로 남기를 바란다”며, “캠페인이 국민참여형 기록문화로 정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캠페인이 디지털 의료기록과 역사 데이터의 수요, 사회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