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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AI 헬스케어 심는다”…건설·IT, 주거공간 혁신 본격화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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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주거공간 혁신의 바로미터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의료기술 기업과 건설업계는 시니어 친화형 복합 공간, 비대면 진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를 아파트와 같은 생활공간에 본격 도입했다. 업계는 주거·의료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디지털 주거복지’ 경쟁의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주요 행보로는 세라젬과 모노플렉스가 지난 12일 주거공간 내 헬스케어 커뮤니티 공동 기획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는 점이 꼽힌다. 양사는 아파트 등 주거단지 내 전용 미니영화관에 건강관리 기능과 AI 기반 이상 탐지 시스템, 오프라인 복합 헬스케어 커뮤니티 플랫폼을 탑재한다. 영화 상영 전후 로비와 상영관 내부에는 체험형 헬스케어 기기와 웰니스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기술적으로는 AI가 관람객의 건강 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를 식별하는 방식이 우선 적용된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 주거 편의 시설의 개념을 넘어서 삶의 질 자체를 높이는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시니어 임대주택과 오피스, 복합상가 등 다양한 도심형 주거시설에 맞춤형 콘텐츠와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영화관 커뮤니티, 수요자별 건강 모니터링을 일원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비대면 의료 플랫폼 ‘솔닥’은 우미에스테이트와 손잡고 충북혁신도시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에 입주민 건강데이터 수집·연계, 비대면 진료, 생활 건강 상담까지 통합 제공하는 ‘헬스케어 존’을 현실화했다. 여기서는 스마트헬스 디바이스로 혈당·혈압 등 주요 지표를 체크하면 원격 상담과 진료, 처방까지 연결된다. 입주자의 건강 상태에 맞춰 생활 패턴을 교정하거나, 병원 연계 시스템도 뒷받침한다.

 

이와 더불어 건설사가 대규모 재건축 수주전을 겨냥해 ‘AI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를 주요 경쟁 포인트로 내세우는 흐름도 확대되는 추세다. 대우건설은 의료정보기술 기업 비트컴퓨터와 업무협약을 체결, AI 자가검진과 진단, 주변 병원 연계, 비대면 처방발급 플랫폼 등을 융합한 신규 주거서비스 모델을 내놓았다. 최종 시공권 경쟁에서 삼성물산에 밀렸지만, 신축 아파트의 가치를 결정짓는 차별화 요소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헬스케어 서비스가 스마트홈, 실버주택 등 주거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분위기다. 미국·유럽, 일본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니어 맞춤 원격의료, 건강 데이터 연동 플랫폼 모델이 대단위로 적용 중이다.

 

국내의 경우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 및 서비스 고도화에 따라 의료정보보호, 데이터 표준화, 관련 법규·가이드라인 제정 움직임도 뚜렷하다. 의료 데이터 활용, AI 진료 도입, 비대면 진료 범위 확대와 같은 정책 이슈가 여전히 논점이지만, 정부는 기술도입과 제도화 병행으로 산업 생태계 확장 기반을 마련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주거공간이 단순한 쉼터 역할을 넘어, 사용자 건강과 커뮤니티를 총괄하는 미래형 복지플랫폼이 되고 있다”며 “향후 헬스케어 패권 경쟁이 스마트홈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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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젬#모노플렉스#비트컴퓨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