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손끝에 담긴 우아한 속삭임”…‘손이 참 곱던 그대’→사랑이 무대 위에 스며들다
한 송이 꽃처럼 손끝에 스며든 임영웅의 목소리는 이번에도 또 한 번 팬들의 심장을 뒤흔들었다. 첫 정규앨범 ‘IM HERO’에는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한층 성숙해진 감정의 결을 전하는 곡들이 담겼지만, ‘손이 참 곱던 그대’는 그 중에서도 단연, 가장 조용하고 섬세한 언어로 사랑을 속삭였다. 재즈의 미디엄 템포와 트로트 감성이 어우러진 이 곡은 마치 바람결처럼 나긋하고, 소박한 온기로 삶을 스며들게 했다.
딕펑스의 김현우가 작사·작곡을 맡으며 시작부터 애틋한 여운을 예감케 했다. “손이 참 곱던 그대, 어느새 이렇게 내 맘 깊숙이 스며들었나요”라는 첫 소절은 격렬한 고백 대신 조심스럽고 담백한 시선으로 사랑의 시작을 노래한다. 그리고 “한순간에, 일초만에”라는 시처럼, 임영웅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반짝이는 찰나의 순간에 머문다. 그러나 그 감정은 직접적이지 않게, 회색빛 허밍과 절제된 속삭임으로 조금씩, 그러나 강렬하게 스며든다.

임영웅의 보컬은 이 노래에서 더욱 빛났다. 고음의 화려함을 뽐내지 않고, 한음 한음 내밀하게 끌어가며, 감정을 겹겹이 포개어 청자의 속을 두드린다. 후렴구에서도 그는 한결같이 잔잔한 결을 품으면서, 넓은 음폭으로 사랑의 크기를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임영웅은 힘주어 말하지 않아도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노랫말 곳곳에 등장하는 비유 또한 진부함보다 감동을 자아낸다. “저 붉은 태양보다, 저 푸른 하늘보다, 저 우주 별빛보다 그대만”이란 가사는 임영웅의 단단한 감정과 어우러져 오히려 한없이 맑고 투명하게 팬들의 마음에 전달된다. 이는 마치 소설의 한 페이지처럼 노래를 듣는 이들을 사랑의 본질로 데려다 놓는다.
2022년 임영웅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임영웅의 Re;load’에서 “살랑살랑한 리듬의 곡을 무대에서 팬들에게 선보이니 신이 난다”고 전하며, 나비처럼 가볍고 사랑스러운 춤을 추곤 했다. 이후 라이브 무대에서는 밤하늘의 나비처럼 객석을 돌며 팬들의 손을 하나하나 맞잡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그 장면은 누군가의 고백이 무대를 통해 현실로 번진 찰나였다. 팬들은 이 순간을 두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이라고 회상하며, “손을 씻을 수 없어 망설였다”는 진심 섞인 후기도 남겼다.
듣는 이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는 목소리, 곱디고운 손길에서 시작된 따뜻한 교감까지, 임영웅은 단지 노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감싸는 음악가임을 입증했다. ‘손이 참 곱던 그대’는 결국 누구에게 들려주는 사랑의 노래이자, 임영웅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는 짙은 내면의 고백이기도 했다.
정규 1집 ‘IM HERO’ 기획의 세 번째 순서로 다시 돌아본 ‘손이 참 곱던 그대’는 단순한 사랑 노래 그 이상으로 자리한다. 감정을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방식, 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우리 곁에 오래 스며드는 진심. 임영웅의 음악은 이처럼, 세상 가장 조용한 방식을 통해 사랑이란 의미에 깊은 온기를 불어넣는다.
‘손이 참 곱던 그대’의 무대와 메시지는 지금껏 임영웅이 어떻게 음악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또 우리 모두의 일상 속에 아름답게 녹아들었는지, 그 근원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