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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 0.1% 완화”…뉴욕증시 소폭 상승, 테슬라 하락·엔비디아 반등 속 투자자 관망
경제

“PPI 0.1% 완화”…뉴욕증시 소폭 상승, 테슬라 하락·엔비디아 반등 속 투자자 관망

조보라 기자
입력

미국 뉴욕증시는 6월 12일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완화 신호와 함께, 시장 곳곳에서 조심스럽게 들어올린 저가 매수세에 기대어 소폭 상승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지수 차트 곳곳엔 망설임과 기대, 그 사이를 오가는 투자자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아로새겨졌다.

 

이날 S&P 500 지수는 6,045.22로 0.38% 오르며 위태로운 균형의 여운을 남겼고, 나스닥종합지수도 19,662.49로 0.24% 상승하며 기술주 강세의 멜로디를 이어갔다. 동시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42,967.62로 0.24% 올랐으나, 러셀2000은 2,140.65로 0.35% 하락해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엇갈린 온도를 보여줬다. 변동성 지수(VIX)는 18.02로 4.40% 뛰며, 분주한 기대와 경계가 혼재되는 심리를 드러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번 장세의 배경에는 미국 노동부가 이른 아침 밝힌 5월 PPI 지표가 있었다. 전월 대비 0.1% 상승한 PPI는 시장이 내다봤던 0.2%를 조심스럽게 밑돌았고, 근원 PPI 역시 0.1%에 그치며 전망치에 못미쳤다. 완만한 물가 흐름에 연방준비제도가 한층 유연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 전체를 서서히 적셨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은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전날보다 조금 낮춘 75.0%로 조정했고, 12월까지 75bp 인하 기대도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강경 기조 발언은 따뜻했던 투자 심리를 서늘하게 식히는 변수로 작동했다. 주요 국가들과의 관세 협상 대신 힘주어 보호무역 메시지를 전하며, 시장에는 무역 불확실성의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국내 서학개미들의 투자금 흐름 또한 미묘하게 움직였다. 6월 11일 기준 미국 주식 상위 50개 종목의 보관금액은 126조 1,603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8,502억 원 줄었다. 오랜기간 쌓아온 기대의 흔적에 일부 차익 실현 움직임이 번져나간 결과였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테슬라는 2.22% 하락해 319.18달러에 머물렀고, 보관금액도 29조 8,337억 원으로 73억 원 숨을 줄였다. 최근 상승에 따른 ‘숨고르기’의 순간이었다. 반면 엔비디아는 1.52% 반등, 145달러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비록 보관금액은 1,435억 원 감소했으나, 금세 회복의 기운이 실려왔다. 

 

팔란티어 테크의 경우 보관금액은 6조 2,523억 원으로 1,326억 원 늘었으나 주가는 0.88% 내려, 매수 열기와 차익 실현 욕구가 뒤섞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역시 각각 1.32%, 0.21%의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보관금액은 110억 원 늘어나, 테크 대장주를 향한 견고한 관심이 이어졌다.

 

ETF 시장에서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디렉션 세미콘덕터 3X ETF 등이 모두 올랐지만, 보관금액은 감소해 단기 이익 실현과 리밸런싱, 투자자 심리 변화가 포착됐다.

 

주목받은 오라클은 1분기 실적 호조에 13% 넘게 급등했고, 게임스탑은 17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위한 계획 발표로 22.45% 하락, 하룻밤 사이에 명암이 엇갈렸다. 보잉은 드림라이너 추락 사고 이슈로 5% 미끄러졌다. 종목별 주요 이슈가 증시온도를 확연히 가르고 있다.

 

서쪽 하늘의 불안은 국제정세에서도 짙게 묻어났다. 미국-이란 핵협상 교착,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타격설, 그리고 미국의 이라크 대사관 일부 철수령으로 시장엔 지정학적 위험이 그림자를 드리웠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유틸리티 업종이 1% 이상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등 ‘매그니피센트7’의 활약이 돋보인 반면, 테슬라는 숨고르기 장세였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56.4원으로 14.1원 하락, 달러 약세와 외국인 수급 개선 기대가 한 줄기 숨통을 틔웠다. 환율 흐름은 세계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 변화와 깊게 엮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기대와 걱정, 그리고 잠시 쉬어가는 이익 실현의 흐름이 교차하며,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미국의 물가지표는 연준의 태도를 부드럽게 만들 만한 배경으로 다가왔으나, 정치·외교적 불확실성과 기업별 이슈가 함께 흐르며 상승폭 또한 조심스럽게 제한됐다.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글로벌 금리와 증시의 방향성, 지정학적 변수, 그리고 ETF와 주요 테크 주식의 다음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시점이다. 바로 내일, 시장은 또다시 변화의 문을 연다. 균형 위에서 ‘기대와 불안’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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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