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여진에 KT 결제 사고”…가입자 대이동 촉발 신호탄 될까
SK텔레콤의 대규모 유심정보 유출 사태에 이어 이번에는 KT 고객을 노린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발생하면서 통신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당장은 가입자 이동이 눈에 띄지 않지만,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KT 이용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돼 번호이동 대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오는 19일로 예정된 아이폰17 시리즈 국내 출시도 가입자 쏠림 현상에 불을 지필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KT는 최근 경기와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고객 휴대전화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에 대해, 피해자 전원 100% 손실 보상과 무상 유심 교체,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방안을 내놓았다. 15일 기준 KT가 파악한 피해는 278건, 피해액은 약 1억7000만원 수준이다. KT 측은 자체 분석 결과, 범죄자들이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해 고객 인증을 우회한 정황을 포착했으나, 구체적 해킹 경로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아 추가 피해 우려도 남아 있다.

문제는 고객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의 유심 정보 유출 건은 대규모 개인정보가 노출됐음에도 실제 금전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던 반면, KT 사고에서는 부정 결제가 실시간으로 발생해 이용자들이 매일 아침 신용카드 내역과 스마트폰 잔액을 점검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KT의 신속한 보상책에도 해킹 경로 불명확과 추가 피해 가능성, 인증 프로세스 우회 가능성이 불신을 부추기고 있다.
SK텔레콤은 오히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보안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최근 T월드 홈페이지에 "SKT 고객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됩니다"라는 안내문을 게재하며 가입자 안심 심리를 자극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시장점유율 40% 선이 붕괴됐으며, 3개월간 72만명의 가입자가 순감한 바 있다. KT 보안 사고를 계기로 SK텔레콤이 점유율 회복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아이폰17 출시 시기에 맞물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번호이동 마케팅 경쟁이 다시금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대규모 이동은 감지되지 않지만, 사고 장기화시 경쟁사의 공격적 마케팅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불법 결제와 해킹을 둘러싼 기술적 근본 원인 규명, 인증·보안 시스템 개선, 사후 피해자 구제책 마련 등은 통신산업 전반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이슈로 남는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용자 신뢰 회복 없인 시장 안착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사고의 후속 대응과 가입자 보호 대책이 실제 효과를 거둘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