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아동 소화기 증상 4배 높다”…UC데이비스, 장질환 연관성 집중 분석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아동의 위장 질환 유병률이 비자폐 아동보다 최대 4배 이상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UC데이비스 연구진은 자폐 아동 322명과 비자폐 아동 153명을 약 10년간 추적 관찰해, 복통이나 변비, 설사 등 다양한 소화기 증상의 상관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했다. 업계와 학계는 소아 자폐 진단 급증 속 ‘질환 전주기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2세에서 12세 사이 소아 475명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부모가 직접 설문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소화기 증상을 세 차례 평가한 결과, 자폐 아동은 총 위장 증상 경험 비율이 비자폐 그룹보다 50% 이상 높았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가 4배까지 벌어졌다. 특히 변비의 경우 자폐 아동의 32%가 겪었으며, 비자폐 아동은 11%에 그쳤다. 복통과 설사 빈도 역시 자폐 군에서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위장 질환의 원인으로 제한적 식습관 문제와 장내 미생물(biome) 불균형을 지목했다. 자폐 아동은 특정 식품만을 선호하거나 거부하는 경향이 강해,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어렵고, 이로 인해 장내 환경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기술적 접근은 기존 관찰 연구에서 한 걸음 나아가 부모 보고 기반의 추적 시스템을 도입해 장기간 교차 증상 및 행동 연관성까지 추적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소화기 증상과 행동 장애의 상관성도 주목 받았다. 위장 문제가 심한 자폐 아동일수록 사회적 상호작용 어려움, 반복 행동, 공격성·수면장애 등 추가적 행동 문제가 동반될 비율이 높았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관리에서 장기적 건강 모니터링과 심층적인 질병 관리가 필수임을 시사한다.
미국에서는 31명 중 1명의 소아가 자폐 진단을 받고 있어, 2000년대 초반(약 150명 중 1명) 대비 유병률이 5배 이상 높아진 상황이다. UC데이비스 크리스틴 우 노달 교수는 “장 건강 관리는 자폐 아동의 삶의 질 개선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는 행동 치료 외에 식단 관리, 프로바이오틱스 등 장내 환경 개선 프로그램 도입도 늘어나는 추세다.
자폐·희귀질환 등 특수 소아 의료 분야에서 빅데이터 기반 장기 모니터링과 관리 체계 확립 필요성이 더욱 부상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10년 단위 추적 조사 등 근거 중심 임상 데이터 축적이 치료 및 지원 서비스의 혁신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