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외로움, 치매 위험 40%↑”…중국 대규모 연구 주목
어린 시절 외로움 경험이 평생에 걸쳐 치매 위험을 40% 이상 높일 수 있다는 대규모 추적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중국수도의과대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발표한 논문에서 17세 이전 경험한 외로움과 중·노년기 치매 발생 및 인지 기능 저하의 인과적 연관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연구는 중국 건강·은퇴 장기추적조사(CHARLS)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균 나이 58.3세인 노년층 1만3592명을 7년간 추적했다. 참가자들은 “17세 이전 자주 외로움을 느꼈다” 또는 “가까운 친구가 없었다” 등 설문을 바탕으로 외로움 그룹(4.2%), 외로움 가능 그룹(48%)과 미경험 그룹으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외로움 그룹은 외로움 미경험 그룹에 비해 노년기 치매 위험이 41% 높았다. 외로움 및 외로움 가능 그룹 모두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미경험 그룹보다 매년 0.02~0.03 표준편차 더 빨랐으며, 이는 노년기 인지 저하가 조기에 시작되고 더 빠르게 진행됐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성인기 외로움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기존 치매 연구가 주로 유전·생활습관 요인에 집중된 반면, 이번 연구는 초기 정서 경험이 신경퇴행성 질환에도 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실제 장기 추적 데이터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로움이 초기 뇌 발달 과정에 신경 연결망 및 스트레스 반응계를 교란시킴으로써 신경퇴행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치매 예방을 위한 정책·임상 환경에서도 정신건강 조기 개입의 필요성이 재조명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유럽 국가들은 이미 학교 및 커뮤니티 차원에서 청소년 사회적 고립 해소, 심리상담 서비스 확대 등 예방 프레임을 구축하는 중이다. 국내에서도 유년기 정서 관리와 치매 예방 정책의 연계, 정신건강 데이터 융합 등 다층적 대응이 언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기 외로움 경험이 치매의 잠재적 위험 인자로 부각될 수 있어, 정서 문제를 조기 감별하고 지역사회·학교의 지원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산업계는 조기 정서 데이터, 인공지능 기반 위험 예측 플랫폼 등 사전 개입 솔루션의 상용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사회적 지원, 빅데이터 분석이 모두 맞물리는 예방적 관리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계기로 관련 정책·기술 접목이 확대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