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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호주, 방위 협력 공식화 필요”…오커스 필러2 가입론 힘 실린 한-호 경제협력위
정치

“한국-호주, 방위 협력 공식화 필요”…오커스 필러2 가입론 힘 실린 한-호 경제협력위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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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호주가 방위 협력 확대를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접점을 찾았다. 방위협력을 공식화하는 계기로 오커스 필러2 가입 필요성이 거론되며 두 나라 전략 동맹의 새 이정표가 주목받고 있다. 2025년 9월 17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46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이런 논의가 집중됐다.

 

백우열 연세대학교 항공우주전략원 안보전략센터장은 “자체적 안보 책임이 강화되는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한-호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며 “이를 위해 오커스 필러2 가입 등 양국 협력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커스는 미국, 영국, 호주가 중국 견제를 목표로 구축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동맹이다. 오커스의 필러1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제공, 필러2는 첨단 군사 역량 공동 개발을 핵심으로 한다. 백 센터장의 제안은 한국이 단순 군수 협력을 넘어선 방위 체계 전략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호주 측도 방위 협력 확대에 적극적 입장을 보였다. 마틴 퍼거슨 호주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호주의 한국전 참전으로 시작된 양국의 방위 협력은 지금까지 한국-호주 관계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며 “역내 평화를 위해 한국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든 플레이크 호주 퍼스 미국 아시아센터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국방비 증액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존 서구 파트너십을 넘어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와 협력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 공급망과 에너지 분야에서도 양국 협력 확대 방안이 제안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호주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한국의 첨단 산업·기술이 결합할 때 양국은 최고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호주에서 생산한 수소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그린 메탈’을 제조하는 전략을 공개했다.

 

양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녹색경제동반자협정 후속 이행 등 양국 경제 전반에 걸친 협력 확대를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서 채택도 준비 중이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한-호 경제협력위원회 위장)은 개회사에서 “투자 확대를 넘어 산업 안전과 지역사회 상생까지 모색하는 게 목표”라며 “이런 논의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무대에서 한-호 협력 모델의 확산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실질적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양국 공급망 안정성 강화와 청정경제 협력, 미래지향적 논의 확대가 큰 의의가 있다”며 “정부도 안정적 기업 활동을 면밀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산업계가 손잡은 한-호주 협력 프레임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안보 지형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한편 양국은 경제와 안보 두 축에서 새로운 협력 채널 마련을 이어갈 방침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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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우열#오커스#한국경제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