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역전 드라마”…임종훈-안재현, 르브렁 형제 무너뜨리며→WTT 미국 스매시 남자복식 정상
라스베이거스의 낯선 공기 아래, 코트를 달군 응원과 긴장감은 결승전 내내 숨막히는 여운을 자아냈다. 임종훈과 안재현이 두 번째 게임, 끝없는 듀스 접전 끝에 세트 포인트를 따내자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프랑스 세계 1위 르브렁 형제마저도 집중력을 잃은 듯, 이후 경기 주도권은 온전히 한국 조의 몫이었다.
임종훈-안재현 조는 1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TT 미국 스매시 남자복식 결승 무대에 올랐다. 세계 5위 팀인 임종훈-안재현은 1세트에서 르브렁 형제의 조직적인 공격에 고전해 4-11로 내주며 출발이 불안했다.

그러나 2세트에서 2-5, 6-10까지 뒤졌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승부 근성으로 10-10 듀스까지 따라붙었고, 13-11로 값진 한 세트를 빼앗으며 균형을 맞췄다. 이 듀스 승리가 분위기를 단번에 전환시켰고, 3세트 11-5, 4세트 11-6까지 내리 따내면서 결국 세트 스코어 3-1 역전극을 완성했다.
이로써 임종훈-안재현 조는 3주 전 WTT 스타 컨텐더 류블라나 결승에 이어 르브렁 형제와의 맞대결에서도 연이어 승리했다. 준결승에서는 홍콩의 웡춘팅-챈볼드윈 조를 3-1로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편 임종훈은 이 대회 혼합복식(파트너 신유빈)에서도 중국 조와의 결승에 올라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남자복식 금메달과 혼합복식 은메달, 두 개의 메달이 임종훈의 목에 함께 걸렸다.
우승을 더한 임종훈-안재현 조는 지난해 아스타나 아시아선수권, 올해 WTT 첸나이 대회 등과 더불어 네 번째 복식 정상에 오르는 기념비적 기록도 세웠다. 무엇보다 이번 승리는 세계 최강을 자처하던 르브렁 형제를 두 번이나 연달아 무너뜨렸다는 상징성까지 더해졌다.
관중의 환호와 코치진의 박수, 그리고 벤치의 미소까지. 현장에는 한국 복식의 새로운 자신감과 도전의 바람이 살아 숨 쉬었다. 임종훈-안재현 조가 이어갈 연속 상승세와 급변하는 세계랭킹의 향방은 다음 대회에서 다시 한 번 팬들의 이목을 모으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