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생산, 현지에 투자”…도요타, 미국 배터리공장 가동과 14조 추가 투자에 업계 주목

현지시각 12일, 미국(USA) 노스캐롤라이나주 리버티시에 위치한 도요타자동차(Toyota)의 배터리 제조시설이 공식 가동을 시작했다. 도요타가 북미에서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약 140억 달러(20조6천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업계와 관련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업은 미국 시장 내 현지생산 비율 확대와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공장에는 총 14개의 생산라인이 구축돼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배터리 전기차(BEV) 등 다양한 친환경차용 배터리가 생산된다. 도요타는 “파는 곳에서 만든다”는 경영 원칙을 거듭 강조하며, 미국 내에서 일자리 창출과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확보한 도요타는,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는 상황 속에서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성장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도요타는 2021년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시행 이후 대규모 대미 투자 기조를 이어왔으며, 이번 배터리공장 가동 역시 현지 생산 시스템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도요타는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약 14조7천억 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일본 자동차 업계 최대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도요타의 누적 미국 투자액은 약 600억 달러(88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가와 데쓰오 도요타 북미법인 CEO는 “이번 조치는 미국 전역에서 지속 가능하고 질 높은 고용을 창출한다”며 “도요타의 원칙을 실천에 옮긴 결과”라고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방문 중 도요타의 투자 계획을 거론한 뒤, 회사가 공식적으로 추가 투자 구상을 밝힌 셈이다.

이번 투자 확대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공장 설비 증설로 하이브리드 차량 등 주요 부품 생산역량이 강화되고, 미국 현지 생산 차종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도요타는 올해 1~10월 미국 시장에서 차량 판매량이 전년 대비 8% 증가하는 등 실적도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같은 기간 1조3천억 원에 달하는 북미 영업 적자를 안고 있어, 생산현지화가 수익구조 개선에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규모 투자에 대해 도요타는 “관세 정책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으며, 미국 자체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도요타가 전기차 일변도에서 하이브리드와 현지 배터리 생산 투자로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자동차 공급망 재편 및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며, 도요타의 투자 전략이 북미 시장에서 일본산 완성차 산업의 입지를 얼마나 강화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세계 자동차산업의 판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