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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실외 조합 여행”…대구 36도 무더위에도 멈추지 않는 여름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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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실외 조합 여행”…대구 36도 무더위에도 멈추지 않는 여름 나들이

조보라 기자
입력

대구의 여름이 뜨겁다. 예전 같으면 꺼리던 대프리카의 36도 폭염 아래, 이젠 실내와 실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명소로 발길이 이어진다. 무더운 날씨가 오히려 대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29일 오전 대구의 기온은 30도를 훌쩍 넘겼다. “덥다”는 말이 수시로 오가지만, 그만큼 각자의 방식으로 이 계절을 누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대구아쿠아리움과 대구섬유박물관을 자주 찾는다. 아이와 함께 체험형 전시를 즐기려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특히 눈에 띈다. SNS 피드에는 ‘대구 실내 데이트’, ‘아쿠아리움 인증샷’ 해시태그가 가득하다. 여름방학을 맞아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성황이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남평문씨본리세거지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남평문씨본리세거지

한편 대외활동이 꺼려지던 예전과 달리, 사유원이나 동산계곡 같은 야외 명소를 찾는 흐름도 이어진다. 나무 그늘 아래서 느끼는 바람, 넓은 정원 산책, 계곡물 발 담그기 등 도심에선 당연하지 않았던 여름의 작은 행복이 다시 소환된다. 실제로 기자가 오전에 동산계곡 주변을 둘러보니, 물소리와 풀벌레 소리에 잠긴 채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 연인들의 표정이 편안해 보였다.

 

이런 변화는 통계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의 대기질은 ‘좋음’~‘보통’ 수준으로 양호하다. 실외 활동은 햇볕과 온도에 신경 써야 하지만, 실내 명소와 자연 명소가 다양해 선택 폭이 넓어졌다.

 

문화·관광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적응형 여름라이프’라고 부른다. “잠깐의 실내 피신과 더불어, 자연 속 온전한 여유도 누리고 싶다는 욕구가 동시에 작용한다”며 “도시민들이 단순한 피서 대신, 휴식과 경험, 힐링을 동시에 좇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공감 댓글도 다양하다. “더위만 피하려고 했는데, 사유원에서 펼쳐진 잔디밭 산책이 기대 이상이었다”, “대구아쿠아리움 덕분에 아이와 하루 종일 놀다 왔다”, “고택에서 시원한 그늘을 만끽하니 여름도 견딜 만하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피크닉·관광뿐 아니라 남평문씨본리세거지처럼 전통과 고요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폭염은 여전하지만, 이젠 무조건 에어컨 아래로 숨기보다 색다른 장소와 움직임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작은 도피와 짧은 산책, 체험과 힐링 사이, 대구의 여름은 각자의 방식으로 채워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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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구아쿠아리움#동산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