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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불면증, 치매 위험 40% 높인다”…메이요클리닉 뇌구조 변화 첫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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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불면증, 치매 위험 40% 높인다”…메이요클리닉 뇌구조 변화 첫 입증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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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불면증이 고령층의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뚜렷하게 높인다는 대규모 장기 추적 연구가 발표됐다. 뇌영상 지표 분석을 통해 만성적으로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뇌 백질 손상(백질 고신호 병변)과 독성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등 뇌 구조 변화가 확인돼, 수면장애와 치매 발병 간 인과적 연결고리 해명에 진전을 보였다. 업계와 의료계는 이번 연구를 “수면장애 관리가 치매 예방의 분기점”으로 평가하며, 진단과 치료 표준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뉴롤로지’에 만성 불면증이 치매와 경도 인지장애(MCI) 등 인지저하 질환의 위험을 40% 높인다는 다기관 코호트 분석 결과를 게재했다. 대상자는 평균 70세로, 2750명을 최대 6년간 관리하며 수면 패턴, 인지 기능, 뇌 MRI와 PET 영상 데이터를 장기간 추적했다. 만성 불면증은 주 3회 이상, 최소 3개월 지속되는 수면장애로 정의돼, 통계 분석 과정에서 건강상태 및 생활습관을 보정했다.

연구진은 만성 불면증이 없는 집단과 비교해, 만성 불면증 집단에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MCI 진단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뇌 영상 검사에서는 백질 고신호 병변(WMH) 크기가 커지고 독성 베타 아밀로이드(β-amyloid, Aβ) 단백질 침착이 늘어나 뇌 구조 및 생화학적 지표 모두에서 변화가 포착됐다. 특히 만성 불면증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는 실제 연령보다 약 3.5년 빠른 노화 양상으로 해석됐다.

 

기존 연구들과 달리, 이번 결과는 만성 불면증이 치매의 위험 요인임을 5~6년에 걸친 영상 및 임상자료를 바탕으로 증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연구는 수면 부족이 뇌의 병리학적 변화와 직결된다는 실제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진료 프로토콜 혁신의 근거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추적기간 동안 만성 불면증 환자에서 백질·아밀로이드 변화의 진행 속도가 더 빠르지는 않았으나, 손상이 이미 누적된 상태에서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점에 주목했다.

 

불면증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신경정신질환으로, 환자 수 및 경제적 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외 의료기관에서는 인지행동치료(CBT-I) 등 표준화된 치료법의 조기 도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장기 수면장애 환자에 대한 치매 조기선별 프로그램 검토도 본격화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메이요 클리닉 디에고 Z. 카르발류 수면의학 전문의는 “불면증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고혈압, 당뇨병 등 전통적 위험인자보다도 더 컸다”며 “불면증 스크리닝과 전문치료의 1차 진료 현장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객관적 수면측정 도구 및 대규모 장기 임상연구를 통해, 불면증 치료가 실제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수면장애와 뇌질환 간 연결고리를 밝히는 기술의 확산과, 정밀영상·AI 기반 조기진단 시스템 도입이 치매 예방 시장의 새로운 혁신 패러다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의료인의 협업, 조기진단-예방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이 고령화 사회의 필수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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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요클리닉#불면증#치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