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진출 실패”…팀킴, 마지막 순간 역전패→밀라노행 꿈 좌절
경기장 한편엔 끝내 삼키지 못한 아쉬움이, 또 다른 한켠엔 누군가를 향한 박수가 남았다. 여자 컬링 대표팀 팀킴이 국가대표 선발전 3·4위 경기에서 전북도청에 4-6으로 패하며, 꿈꿔왔던 세 번째 올림픽 진출이 무산됐다. 결연한 표정으로 마지막 스톤을 굴리던 김은정의 마음엔, 지난 8년을 함께 해온 팀원들의 얼굴이 하나씩 스쳐갔다.
강릉시청 소속 팀킴은 26일 경기도 의정부컬링장에서 열린 2025 한국컬링선수권대회 여자부 3·4위 페이지 게임에서 전북도청에 패해,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예선라운드부터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 이어졌으나, 팀킴은 9엔드까지 3-4로 끌려가며 쉽지 않은 흐름을 보여줬다. 마지막 10엔드 회심의 1점으로 경기를 동점으로 돌렸지만, 연장 엔드에서 후공의 불리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장 엔드, 김은정의 정교한 샷에도 불구하고 전북도청 스킵 강보배가 2점을 가져가며 승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북도청은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고, 평창·베이징을 거쳐온 팀킴의 올림픽 3연속 진출 도전기는 멈춰섰다.
팀킴은 2018년 평창 대회 은메달 신화를 시작으로 꾸준히 대표팀 자리를 지켜오며, 한국 컬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왔다. 이번 패배는 개인의 아쉬움을 넘어, 긴 시간 팬들과 호흡해온 팀의 역사에 한 페이지를 남기게 됐다.
준결승에 오른 전북도청은 올해 세계주니어컬링선수권 우승팀으로, 최근 기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대회 우승팀이 2026년 밀라노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는 만큼 남은 경기에 쏠리는 관심도 더해진다.
강릉시청 김은정은 경기 후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팀원들과 이 무대에 설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패배를 넘어선 박수로, 또 한 번 도전을 끝낸 선수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남자부 결승에는 서울시청이 경북체육회를 꺾고 진출했으며, 한국 여자 대표 결정전은 결승전에서 마침내 올림픽행 최종 티켓 주인공이 가려진다. 경기도청과 전북도청 준결승 등 남은 일정 역시 현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영광과 아쉬움이 뒤섞인 채, 팀킴의 시간은 잠시 멈췄다. 그러나 땀과 환희, 패배마저도 하나의 기록이 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본선 무대는 내년 대회 우승팀이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