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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산사에서 찾는 평온”…계룡의 흐린 아침, 일상에 머무는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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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산사에서 찾는 평온”…계룡의 흐린 아침, 일상에 머무는 쉼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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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때는 국방의 도시로만 기억되던 이곳이 이제는 ‘쉼’의 풍경을 간직한 공간으로 다가온다. 오늘, 계룡의 아침은 잔잔히 흐렸다. 21.4도의 부드러운 온기와 95%의 촉촉한 습도, 그리고 고요한 듯 느려진 바람이 도시를 감싼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빽빽한 일정이 아닌 잠시 멈춰 서는 평온일지 모른다. 계룡산 자락에 자리 잡은 무상사는 그 여유를 안겨준다. 2000년에 세워진 이 산사는 선수행이 일상이 된 곳, 매년 세계 곳곳에서 수행자들이 모여 자신만의 고요를 찾는다. 푸른 숲과 맑은 산 공기는 어디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마음의 쉼표다.  

이런 변화는 숫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흐름이다. 누군가는 "이곳에 오면 복잡했던 마음이 자연스레 차분해진다"고 표현했다. 괴목정과 계룡문 역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계룡의 깊은 역사를 품고 있다.  

지역의 한 명상 지도사는 "사찰에서 보내는 시간의 본질은 결국 자신과 마주하는 용기"라고 했다. 실제로 산사를 찾은 방문객들은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평온에 잠긴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는 느낌” “고요한 숲길을 걷다 보면 마음도 함께 정돈된다”는 반응이 많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잠시라도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위로가 된다", "계룡이 멀지 않다 느껴질 만큼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말들이 이어진다. 소박한 공간에서 시작된 평온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도심 한복판이 아닌, 조금은 느린 걸음으로 다가간 계룡의 아침.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계룡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계룡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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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무상사#괴목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