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더빙으로 K-콘텐츠 해외간다”…K-FAST, 20개 채널 4분기 송출
AI 더빙 기술이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방식에 판도를 바꾸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추진하는 K-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확산 지원 사업에 6개 컨소시엄, 20개 채널이 최종 선정됐다. AI 기반 더빙과 화질 향상, 음원 대체 등 신속한 현지화 지원을 바탕으로, 2024년 4분기부터 북미·유럽·중남미 등 20여개국에 드라마, 예능, K팝 등 약 4400편의 한국 미디어 콘텐츠가 순차적으로 송출된다. 업계는 이 사업이 “K-콘텐츠 글로벌 경쟁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사업의 핵심은 AI 더빙 플랫폼 K-FAST다. 전 세계 월 이용자 1억4000만명을 가진 글로벌 FAST는 기존 자막 위주의 수출 방식을 넘어, AI가 발화자 음색과 억양 등 섬세한 비언어적 표현까지 정밀하게 재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AI 업스케일링(영상 고해상도 변환)으로 과거 인기작 화질도 대폭 향상시킨다.

선정된 6개 주관기업 컨소시엄(뉴아이디, 도스트일레븐,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언에이아이, 이스트소프트, 허드슨에이아이)과 22개 참여사는 현지 AI 더빙, 음원 제거·대체, 화질 개선 등 K-콘텐츠 현지화 전 과정을 맡을 예정이다. 장르별로는 드라마(7), 예능(5), 영화(3), K팝(1), 게임·여행·시사교양 등(4)로, 더빙 언어는 영어(12), 스페인어(7), 포르투갈어(1) 등 각국 FAST 시장과 콘텐츠 수요에 따라 구성됐다.
특히 AI 음성합성 기술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발음, 감정, 억양의 차이를 기존 방식보다 극적으로 재현하며, 수작업 대비 더 빠르게 대규모 콘텐츠의 번역·더빙이 가능하다. 시청자는 자막 없는 몰입형 시청 경험을 누릴 수 있고, 저품질 옛 영상도 업스케일링을 통해 글로벌 슈퍼 IP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는 북미, 유럽, 중남미 등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이다. 국내 K-FAST 사업처럼 AI 기반 현지화 솔루션이 본격 적용되는 사례는 드물어, 한국이 AI 융합 미디어 유통 경쟁에서 한발 앞선 셈이다. 미국, 일본, 유럽 기업들도 AI 더빙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K-콘텐츠처럼 장르별 맞춤형 현지화는 아직 초기 단계다.
한편, AI 더빙·음성합성 분야는 개인정보보호, 저작권, 신뢰성 제고 등 검증 체계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올해 5월 80억원 추경 예산을 투입해 신규 인증·평가 기준 마련과 민관 협력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강도성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K-FAST와 AI 더빙 현지화 기술의 결합이 우리나라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확산 기반을 새롭게 열어줄 것”이라며 “민관 협업을 강화해 K-채널이 해외 시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AI 더빙 특화 K-FAST 사업이 향후 K-콘텐츠의 글로벌 생태계 구축과 시장 확대의 관건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