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밥상 붕괴 앞 긴급경고”…농민과 어민의 절규→기후플레이션 공포 심화
아열대의 열기가 스며든 들판과 한껏 달아오른 여름 바다를 지나, KBS1 ‘추적 60분’은 한국 밥상 위에 찾아온 극한기후의 파장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강릉의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시골 집 냉장고에는 고통이 쌓여갔다. 배추를 품던 밭은 더 이상 생명의 색을 품지 못했고, 50년 농사의 노하우마저 녹아내린 듯 김시갑 씨의 허탈한 어깨가 무너져내렸다. 익숙한 계절의 변화는 뒤틀렸고, 폭우와 폭염은 농가의 하루를 익사시키는 양날의 칼로 닥쳤다.
전남 나주의 김성보 씨 농장에는 상처 난 배가 넘쳤고, 침수된 오리농장엔 고요한 슬픔이 맴돌았다. 쌓아올린 세월이 한순간에 휩쓸려가는 장면, 노흥주 씨는 “이 정도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무거운 현실을 토해냈다. 바다의 상처도 깊어졌다. 여수 앞바다에선 조피볼락이 더 이상 버티지 못했고, 박형근 씨는 어종을 감성돔으로 바꾸며 생존의 길을 모색했다. 부산 기장선 김영곤 선장은 점점 멀어지는 어군을 찾아 바다 위 긴 여정을 반복한다. 해녀들의 노동이 꿈이던 바다는 이제 생계와 생명의 덫이 돼버렸다.

기후의 이상 신호는 시장 물가도 흔들었다. 시금치는 한 달 새 가격이 세 배 가까이 폭등하고, 주부 김희정 씨는 20년 간의 가계부를 새로 써내려가며 ‘금치’가 된 현실을 체감한다. 선택해야 할 오늘의 반찬은 바로, 미래 먹거리를 위한 걱정과 예측 불허의 불안이 중첩됐다. 전문가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먹거리는 생존의 가장 기반이 된다”며 일상으로 덮친 위기의 무게를 밝혔다.
전문가들의 경고처럼, 극한기후와 생산성 하락은 일상이 되고 있다. 농민과 어민의 절규, 시장을 누비는 생활인들의 고민, 그리고 식탁 위 풍경의 변화까지 ‘추적 60분’은 기후플레이션이 생활 전반에 지워지지 않는 경고장을 남겼다. 제작진은 직접 피해 현장을 누비며, 치솟는 기후플레이션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계절은 잊혀가고, 익숙한 질서는 깨졌다. 그러나 여전히 살아내야 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키워드가 돼 우리 앞에 남는다. ‘추적 60분–기후플레이션, 밥상 위협하는 극한기후’는 9월 19일 금요일 밤 10시에 방송되며, 극한기후 앞에서 무너져가는 밥상을 지키는 일의 깊은 의미를 시청자들과 함께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