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 진급자 20명, 10년 만 최대 규모”…국방부, 인적 쇄신 통한 지휘부 대폭 교체
정치권의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역대급 규모의 중장 진급 인사가 이뤄졌다. 국방부가 13일 발표한 인사에서 육군 14명, 해군 3명, 공군 3명 등 총 20명이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해 최근 10년 내 최대 규모 기록을 세웠다. 국민적 관심사인 군 지휘부 쇄신 논란, 그리고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일부 전직 장성 공백 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단행됐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박성제 장군이 특수전사령관, 어창준 장군이 수도방위사령관에 각각 보임됐다. 권혁동, 강관범, 박춘식, 최장식 등의 장성도 미사일전략사령부, 교육사령부, 군수사, 참모차장 등 주요 보직에 중장으로 진급했다. 해군에서는 곽광섭이 해군참모차장, 박규백이 해군사관학교장, 강동구가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에 각각 임명됐다. 공군에서 권영민, 김준호, 구상모 등이 교육사령관, 국방정보본부장,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을 맡게 됐다.

이번 인사의 파장은 적지 않다. 육·해·공군, 해병대 등에서 중장 계급장을 단 장성은 총 30여 명인데, 무려 20명이 물갈이되면서 약 3분의 2가 새 인물로 교체된다. 여기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공백도 정원 외로 처리되면서 인사 폭이 더 커졌다.
특히 이번 인사는 비육사 출신 진급자가 최근 10년 내 가장 많다는 점, 그리고 군수, 인사, 전력 등 다양한 특기 분야의 장성을 대거 선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방부는 “비육사 출신 진급 인원이 대폭 늘어 인사의 다양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육군 내 비육사 중장이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확대됐고, 박성제 중장은 학사 출신으로는 2017년 남영신 이후 8년 만에 특전사령관 자리에 올랐다. 한기성 중장 역시 학군장교 출신 최초로 1군단장을 맡아 수도권 방어를 책임지게 됐다.
이번 인사에서 방첩사령관 보직이 제외된 점도 이목을 끈다. 국방부는 방첩사령부 개편을 추진하며 사령관 계급을 기존 중장 대신 소장이나 준장으로 낮추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진급이 연쇄 보직 이동으로 이어져 군 조직 전반의 체질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재명 정부 첫 군 수뇌부 인사로 7명의 4성 장군이 교체됐고, 이번 인사로 3성 장군 대부분이 자리를 바꿔 2년 연속 군 핵심라인이 대대적으로 재구성됐다.
국방부는 중장 인사를 마친 후 곧 소장 및 준장 진급자와 보직 인사도 발표할 계획이다. 정치권은 앞으로 방첩사령부 개편 및 향후 추가 인사 방향에 주목하며 군심 안정과 조직 쇄신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