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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 별빛 아래 사색한다”…영천에서 만나는 자연 속 리셋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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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 별빛 아래 사색한다”…영천에서 만나는 자연 속 리셋 여행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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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시골 여행’이 지루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은 일상을 새로 고치는 특별한 쉼표가 됐다. 계절이 바뀌는 9월, 선선한 바람과 흐림이 어우러진 영천의 하루는 여행자에게 평온을 건넨다.  

 

SNS에서도 “영천 보현산에서 별 보기 도전했어요”, “콩콩팥팥 농장에서 아이와 미니사과 땄어요” 등의 인증이 이어진다. 지역을 대표하는 보현산천문대는 해발 1,124미터라는 높은 곳에 자리해 있다. 야간에는 맑은 공기와 낮은 광공해 덕분에 유난히 선명한 별을 만날 수 있다. 마치 광활한 우주에 홀로 남겨진 듯한 경이로움에 많은 여행객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고 표현한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영천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영천

숫자로도 이런 변화는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의 방문자 집계에 따르면, 별 관측이나 자연 체험형 여행지 검색량이 지난 3년간 점점 증가했다. 신덕리 자두 특화 마을에 위치한 ‘콩콩팥팥’ 농장은 25년 된 자두나무와 영천산 루비에스 미니사과로 체험객의 발길을 붙든다. 아이와 함께 자연에서 수확하고 만들며, 직접 계절을 만진다는 리뷰가 눈에 띈다.  

 

현장 관계자는 “자연 가까이에 있을 때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며 “사소한 체험이지만 아이들과 어른 모두에게 특별한 치유가 된다”고 느꼈다. 자연이 주는 휴식에는 기능이나 목적 대신 감정과 관계의 회복이 깃들어 있다는 뜻이다.  

 

여행자들 반응도 비슷하다. “보현산 별빛 아래 텐트를 쳐두고 누워 있었더니, 피곤이 사라졌다”, “묘각사 산책 후 오랜만에 잠이 깊었다”며 자연에서 얻는 잠깐의 평온을 소중하게 남긴다. 여행지에서 만난 계절의 냄새,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고요한 사찰의 줄지은 나무들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말한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닫혀 있던 일상 감각을 다시 깨우는 작은 변화이기도 하다. 숲길을 걷거나 별을 올려다보는 순간, 우리는 잠시 휴식이 아닌 리셋의 의미를 느끼게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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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보현산천문대#자두특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