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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의 공동체, 한국서 다시 싹튼다”…제임스 박, 송도 이상촌 비전 강조
정치

“온정의 공동체, 한국서 다시 싹튼다”…제임스 박, 송도 이상촌 비전 강조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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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이상을 둘러싼 세대 간 기억과 국가 간 인연이 교차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이상촌’ 공동체의 꿈이 100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피어나고 있다. 이념과 희생의 역사 속에서 뿌리내린 공동체 비전이, 한국인과 재외동포, 그리고 미국 유타주를 연결해 정국의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26일 인천 송도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에서 만난 제임스 박 유타대 아시아 캠퍼스 대외협력실장은 “도산 안창호와 손정도 목사가 평생 염원한 공동체 이상이 바로 송도에서 다시 싹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유타주에서 태어난 한인 2세로, 도산 선생의 ‘이상촌’ 모델이었던 유타 솔트레이크시티의 공동체 정신을 송도에 심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그는 “이상촌은 자립과 상호부조, 온정이 살아있는 공동체로 도산과 손정도 목사의 숙원이었지만 일제 탄압 아래 꿈으로만 남았다”며 “하지만 100년의 세월을 넘어 송도에서 그 비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타주는 미국에서 3년 연속 ‘가장 살기 좋은 주’로 평가받으며 협력과 신뢰, 따뜻함의 상징으로 꼽힌다.

 

도산 선생은 과거 장리욱 박사와 함께 솔트레이크시티를 방문한 뒤 유타의 공동체 정신에 깊이 감명받은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만주 한인들을 위한 ‘이상촌’ 건설을 꿈꿨지만 현실적인 한계로 무산됐다. 아직까지 그 이상은 계승되고 있다. 송도에는 유타 주립대학인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가 자리 잡고, 국제학교 설립자 역시 유타 출신 교육자인 사실이 눈길을 끈다.

 

제임스 박과 손명원 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대표의 만남은 양국 공동체의 고리를 더욱 단단히 했다. 그는 “2022년 가평의 한국전쟁 추모식에서 손 대표를 처음 만났고, 이후 유타와 한국의 역사적 인연이 나의 삶에 깊이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이어 “손원일 제독이 지켜낸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마주보는 이 땅이야말로 현대판 이상촌이 세워진 곳”이라고 말했다.

 

최근 송도와 유타 솔트레이크 카운티 산하 코튼우드 하이츠시, 연수구 간 우호도시 협약이 추진 중이다. 한편, NGO 품앗이운동본부 리틀 앰버서더 감사 사절단 30명은 7월 3일 유타와 네바다로 건너가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 캠페인은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참전용사 감사 편지 쓰기’에서 수상한 청소년들이 직접 감사 편지를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임스 박은 “유타의 가치는 온정, 곧 경쟁보다 협력, 불신 대신 신뢰를 중시하는 공동체”라며, “이 같은 정신을 송도와 한국 사회에 퍼뜨리는 일이 나의 숙명이자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타대학교 아시아 캠퍼스와 NGO가 ‘품앗이 위드 유’ 봉사단을 조직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사회공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송도는 단순한 신도시를 넘어서 두 위인의 꿈이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살아있는 이상촌”이라며, “진정한 행복은 함께 손을 잡고 가는 데서 온다. 유타의 공동체 정신을 경쟁에 지친 한국 사회에 널리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치권과 교육계에서는 이번 송도-유타 공동체 연대가 국제적 우호는 물론, 청년 세대를 위한 새 가치 확산의 장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한미 동맹 70년을 맞은 국면에서 ‘온정의 공동체’ 실현을 위한 정책 지원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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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박#유타대학교아시아캠퍼스#송도국제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