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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계열, 부작용 논란”…英, 위고비 등 췌장염 조사 착수
IT/바이오

“GLP-1 계열, 부작용 논란”…英, 위고비 등 췌장염 조사 착수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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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주사제가 비만 치료·혈당 조절의 혁신적 수단으로 주목받아온 가운데, 약물 복용 후 급성 췌장염 등 중대한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면서 영국 보건 당국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위고비, 오젬픽, 삭센다, 마운자로 등 대표 GLP-1 제제는 체중 감량 및 제2형 당뇨병 치료 효과로 환자와 의료진에게 선택 폭을 넓혀줬으나, 최근 부작용 신고가 급증하면서 산업 신뢰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글로벌 치료제 시장 내 효능·안전성 경쟁의 기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최근 자국 내 GLP-1 계열 약물 관련 급성 췌장염 환자 신고가 크게 늘자, 공식 부작용 조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MHRA 부작용 신고 시스템에는 위고비(세마글루티드), 오젬픽, 삭센다, 마운자로(티르제파티드) 등과 연루된 급성 췌장염 사례가 약 400건 접수됐으며, 그중 181건이 티르제파티드와의 연관성이 지목된 상태다. 부작용 신고는 주로 복부 통증, 메스꺼움, 발열 등으로 시작해 심할 경우 입원 및 사망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GLP-1 계열 약물의 원리는 혈당 조절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기존 비만이나 당뇨 치료제 대비 체중 감량 효능이 뛰어나고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일부 효과가 확인됐다. 다만 제품 설명서(의약품 안내문)에도 “췌장염, 췌장암 발생 위험이 드물게 있을 수 있다(100명 중 1명 이하)”로 명시돼 있듯, 드물지만 치명적 부작용 리스크가 내재한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특히 이번 현상은 약물에 대한 대중적 신뢰와 의사의 처방 기준에도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시장 측면에서 GLP-1 계열 주사제는 비만·당뇨 치료 영역에서 연간 10조 원 대 글로벌 매출을 견인하며 국내 보험 약가·의료 현장에도 확대 적용돼 왔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의 예측 불가 부작용은 장기 처방 확대와 글로벌 임상 프로그램, 신약 개발 레이스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최근 미국 FDA와 유럽 EMEA 등도 유사한 부작용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안전성 관점의 심사 기준 강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MHRA는 “약물 부작용 발생은 개인별 유전자, 대사 특성과도 연결될 수 있다”며, 실제 신고 환자들을 대상으로 타액 등 유전자 표본을 채취해 맞춤형 약물 반응성 분석에도 착수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전체 기반 약물 반응 예측” 등 정밀의료 적용 확대가 장기적으론 부작용 감소와 신규 표적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련 제약사들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기존 췌장염 이력 환자는 처방 전 반드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GLP-1 계열의 치료 이익이 리스크를 상회하며, 부작용 양상과 유전적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GLP-1 계열 주사제 시장이 효능과 안전성을 둘러싸고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며 “경쟁 신약 포트폴리오와 정밀의료 기반 안전성 평가 도입이 치료제 패러다임 자체를 빠르게 바꿔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영국의 조사가 실제 현장 처방 기준에 어떤 변화를 이끌고, 향후 시장 점유율과 환자 관리 시스템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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