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고용 소폭 감소·노동수요 약화”…미국 연준, 베이지북 진단에 12월 금리인하 기대 확산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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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1월 27일,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11월 베이지북에서 미국 노동시장이 소폭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가운데 약 절반에서 노동 수요가 약화됐다고 평가해, 12월 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 보고서에서 10월 베이지북 이후부터 11월 17일까지 각 지역에서 수집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최근 고용과 경기 상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전반적인 고용 수준이 약하게나마 감소했고, 상당수 기업이 인력 운영 전략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연준은 해고 발표가 늘고 있지만, 응답 기업 다수는 대규모 정리해고 대신 결원 인력만 보충하거나 자연 감원을 통해 인력을 줄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 연준 베이지북, 고용 소폭 감소·노동수요 약화…12월 FOMC 앞두고 금리인하 기대 지속
美 연준 베이지북, 고용 소폭 감소·노동수요 약화…12월 FOMC 앞두고 금리인하 기대 지속

노동수요 약화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확산이 거론됐다. 연준은 일부 기업들이 AI 활용을 확대해 초급 직무를 대체하거나 기존 인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면서 신규 채용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보고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내에서 기술 발전이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에도 불을 붙이고 있다.

 

경기 전반에 대해 연준은 10월 보고서 이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전반적 흐름은 대체로 유지되고 있으며,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성장세의 속도 변화는 제한적인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이 은행·기업·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하는 베이지북은 통상 FOMC 회의 약 2주 전에 발간돼 기준금리 결정의 참고 자료 역할을 한다.

 

이번 베이지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예년보다 높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노동부의 10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취소되면서, FOMC가 참고할 수 있는 공식 고용지표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연준의 자체 조사 결과인 베이지북이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자료로 부상했다.

 

금융시장은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지를 두고 연준 내부 의견이 인하와 동결로 갈린 것으로 보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특히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가까운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아 있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한다. 이 발언은 긴축 기조 유지보다는 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12월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재료가 되고 있다.

 

다만 연준이 베이지북에서 경기 흐름에 큰 변화가 없다고 평가한 만큼, 금리 인하를 둘러싼 논쟁은 FOMC 회의 직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고용 둔화와 AI에 따른 고용 구조 변화가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12월 연준 결정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세계 자본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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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베이지북#fo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