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미디어 생태계 혁신”…KBS·네이버, 기술 협력 본격화

인공지능(AI) 기술이 미디어와 방송 산업의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KBS와 네이버는 24일 경기 성남 네이버1784에서 AI 분야 포괄적 업무 제휴를 체결, 방송 콘텐츠와 AI 기술의 융합을 위한 실질적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AI 기술 혁명과 K-컬처 확산이라는 두 가지 축을 동시에 겨냥한다. 업계는 이번 파트너십을 “차세대 미디어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협력 주요 내용은 방송 콘텐츠의 기획, 제작, 송출, 유통 등 밸류체인 전반에서 AI 기술을 접목하는 것에 있다. 실무 협의체를 신설해 구체적 적용 방안을 논의하며, KBS의 재난정보와 네이버의 AI 기술을 융합한 재난 지도,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동 자막·화면해설 생성 등 사회적 가치 확대도 추진한다. KBS는 이미 올해를 ‘AI 방송 원년’으로 선포한 바 있다.

기술적으로 네이버가 보유한 텍스트·음성·영상 AI 기술은, 대용량 방송 데이터 실시간 처리와 함께, 영상 분석·자막 생성·서비스 자동화 등 기존 방송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AI 기반 영상 편집, 실시간 통번역, 맞춤형 콘텐츠 추천 등에서 글로벌 방송 및 OTT 업계도 경쟁력을 겨루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AI 적용을 통해 정보 전달력과 시청각 정보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주요 차별점”이라고 분석한다.

시장적으로도 차별화된 협력 효과가 기대된다. KBS는 공영방송의 신뢰도와 데이터 독점성을 바탕으로 미디어 AI 상용화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고, 네이버는 방대한 사용 데이터 및 AI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K-콘텐츠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다.

한편 글로벌 방송 대기업들도 AI 기반 뉴스·버추얼 앵커, 개인화 서비스 경쟁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선 공공데이터 개방, 저작권 보호, 장애인 접근성 등 거버넌스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AI 데이터의 학습·저작권·사회 윤리 문제 등은 양사 모두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방송통신위원회 등 국내 규제기관 또한 AI 기반 미디어 혁신이 방송법, 개인정보 보호 등 기존 틀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면밀한 가이드라인을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AI 방송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플랫폼·콘텐츠 생태계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계는 KBS와 네이버의 협력이 미디어 AI 생태계 표준을 만들지, 더 나아가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공공성 확보, 그리고 제도적 뒷받침의 균형이 향후 산업 진화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