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정치적 중립성 상실 책임져야”…정청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촉구·탄핵론 대두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조희대 대법원장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내란사건 재판 처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내란전담재판부 도입 요구로 번졌고, 조 대법원장의 사퇴 및 탄핵론까지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정국의 격랑이 예고되는 모습이다.

1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해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해 대법원장은 책임져야 한다”며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직접 요구했다. 정 대표는 “재판 독립, 법원의 정치적 중립은 조 대법원장 본인 스스로 어긴 것 아니냐”며 최근 내란 수괴 혐의자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판결을 언급하며 “지귀연 판사가 잘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사법부는 대법원장의 사조직 아냐”, “대법원장이 대통령 위에 있느냐, 국민의 탄핵 대상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주 최고위원 역시 “조 대법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며, 고속도로 운전자에 빗대 “시속 100km 주행 고속도로에서 20km를 고집하면 운전자를 바꿔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서영교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는 것이 사법부가 살아나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법률과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탄핵 대상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퇴하지 않을 경우 공수처 등 수사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내란사건 전담재판부 신설을 거듭 촉구하며 사법부 개혁 요구를 확대했다. 정청래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고 말고는 입법사항”이라고 언급하며, 위헌 논란에 대해선 “입법 사항이 위헌이냐”고 맞섰다. 정 대표는 “내란전담재판부는 조희대의 정치적 편향성, 지 판사의 침대 축구가 불러온 자업자득임을 명심하라”고 지적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내란전담재판부 위헌 주장자들은 내란을 옹호하는 자들”이라고 비판하면서 사법부의 자정과 이재명 후보 사건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황희 의원 역시 “해방 이후 친일청산·국가반란 등 사안과 무게 다르지 않다”며 특별전담재판부 도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의 위헌 논란을 의식해 민주당 지도부는 당론 채택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그런 단계까지 와 있는 것은 아니고, 저희는 하던 속도대로 가는 것”이라고 밝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이 내부 논의는 이어가면서도 공식화된 입법 추진으로까지 바로 나아가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국회를 중심으로 조희대 대법원장 책임론, 사퇴·탄핵론, 전담재판부 도입 등 굵직한 사법 개혁 쟁점이 동시에 부상했다. 정치권은 조 대법원장 관련 발언을 놓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으며, 민주당발 사법부 압박이 어떻게 제도적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회는 다음 회기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신설 및 사법부 개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