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역대 최대 규모 개최”…미국 세미콘 웨스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신호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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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으로 7일부터 9일까지 미국(USA) 애리조나주 피닉스 컨벤션 센터에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하는 ‘세미콘 웨스트(SEMICON WEST) 2025’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올해 30개국 875개사가 참여하며, 한국을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 참가 규모 확대는 미국(USA)이 반도체 주도권 확보와 제조업 공급망 강화 전략을 집중 추진한 데 따른 것으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리즈(Applied Materials), 에이에스엠(ASM), BE 반도체 인더스트리 등 글로벌 3대 장비 기업들과 패키징 업체가 대거 현장에 나선다. 특히 올해 전시회는 전통적 개최지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를 벗어나, 첨단 제조업 허브로 급부상한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처음 개최되는 점이 주목된다.

‘세미콘 웨스트’ 역대 최대 875개사 참가…한국 기업 64곳 진출
‘세미콘 웨스트’ 역대 최대 875개사 참가…한국 기업 64곳 진출

애리조나는 1949년 모토로라가 피닉스에 공장을 설립한 이후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해왔으며, 최근에는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대규모 생산시설을 잇달아 구축하며 지역의 첨단 제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올해 역대 최대인 64개사가 참가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는 한솔아이원스, 나노텍 등 22개 주요 기업으로 구성된 통합한국관을 조성해 협력 기회를 넓히고, 리노공업, 글로벌 스탠다드테크놀러지 등은 별도 부스에서 테스트·장비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 참가 기업 수는 59개에 그쳤던 바 있다.

 

이 같은 대규모 행사는 각국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의 현장으로 평가된다. 행사 기간 8일에는 인텔, 에이에스엠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와 바이어가 참여하는 네트워킹 및 공급망 동향 논의가 예정돼 있다. 권오형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장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해외 파트너 발굴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중추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로이터통신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기업의 북미 진출이 한층 본격화됐다’고 보도했다. 올해 세미콘 웨스트가 열리는 애리조나가 단순 생산거점에서 첨단 제조 생태계 중심지로 재편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국제 반도체 산업 질서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AI 수요 확대와 미중 전략 경쟁 구도에서 첨단 제조·공급망 다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한국 기업의 북미 시장 내 입지 역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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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콘웨스트#미국#한국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