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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형 AI가 한국어까지 뚫었다”…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글로벌 벤치마크 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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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형 AI가 한국어까지 뚫었다”…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글로벌 벤치마크 초격차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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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추론적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 씽크’의 개발을 완료하며, 국내외 AI 산업에 새로운 전환점을 알렸다. 이 모델은 질문에 대한 답을 설계할 때 스스로 과정을 ‘생각’해가며, 문제를 세분화·분석하고, 도구 활용과 자기 교정까지 수행하는 등 인간 수준의 고차 추론 능력을 구현했다. 네이버의 독자적 기술력은 2024년 4월 하이퍼클로바X 오픈소스 출시에 이어, 글로벌 대형 언어 모델(LLM)들과의 정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 씽크’는 서울대 언어학과가 설계한 ‘코발트(KoBALT)-700’ 벤치마크에서 국내외 주요 추론형 LLM과 비교해 한국어 이해·논리력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벤치마크는 AI가 실생활 대화 규칙, 문장 구조 분석 등 전문가 수준의 언어 심화 능력을 보여주는지 측정한다. 또, 한국어 중심 성능 지표인 ‘해례-벤치’에서도 국내외 오픈소스 모델 대비 우위를 증명했다. 특히 기존 LLM이 미흡했던 ‘복잡한 다단계 논리 문제’와 ‘한국어 논항 구조 해석력’에서 기존 모델을 앞섰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텍스트에 국한되지 않고, 시각 정보를 결합한 ‘멀티모달 추론’ 가능성도 기술 리포트로 공개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생명과학 시각 문제 등에서, 그림으로 제시된 생태계 과정과 그래프를 인식·분석한 후 정답을 스스로 도출했다. 기존 대규모 언어모델이 주로 텍스트 기반 추론에 치중해왔던 한계에서 벗어난 셈이다. 성능 평가를 맡은 네이버클라우드 유강민 리더는 “멀티모달 훈련 없이 시각 추론력을 보였으며, 이미 이미지·영상·음성 등 다중 입력 처리가 가능한 AI 플랫폼을 갖췄다”고 밝혔다. AI가 언어와 시각을 넘나드는 ‘실질적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시장 측면에서는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 씽크의 오픈소스 전략을 지속하는 한편, 확장 생태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공개된 소형 모델만 50만 회 이상 다운로드될 만큼, 기업·연구기관의 활용 수요도 높다는 분석이다. 선진 AI 기업이 연이어 오픈소스 생태계로 전환하는 글로벌 추세에 발맞추는 동시에, 네이버만의 한국어·멀티모달 강점으로 차별화에 나선 셈이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 확보도 주목된다. 이미 구글, 오픈AI, 메타 등 주요 기업이 LLM의 추론 능력·멀티모달 확장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한국어 특화성과 멀티모달 기반까지 한층 강화한 것은 아시아권에서 드문 사례로 분석된다. 관련 기술 설계법(‘Peri-LN’)은 세계적 AI 학회(‘ICML 2025’)에 채택됐고, 강화학습 등 핵심 훈련 노하우도 국제 학계와 공유를 확대하고 있다.

 

공공성과 신뢰성, 활용 보안 이슈 역시 중요한 숙제다. 최근 유럽연합(EU)의 AI 규제, 미국의 데이터 이동 통제, 국내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윤리 정책 등 정책 환경 변화도 잇따르고 있어,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제도 리스크와 맞물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어·멀티모달 추론형 AI의 글로벌 상용화가 실제 AI 도입 영역 확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한 AI 학계 관계자는 “실감형 AI 에이전트의 핵심은 추론력과 데이터 신뢰성이며, 네이버 사례는 동아시아 언어 시장에서의 ‘자체 AI’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산업계는 새로운 AI 기술이 실제 서비스와 플랫폼에 안착하는 과정, 공정한 생태계 조성 여부를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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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하이퍼클로바x#추론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