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따라 수국길을 걷는다”…거제 여름 명소에 삶이 물든다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거제로 몰리고 있다. 예전엔 조선 도시로만 기억됐던 거제가 요즘은 가족, 연인, 친구 모두의 계절 감성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새롭게 떠오른 여행의 기준, ‘맑은 하늘과 바람, 그리고 꽃길을 품는 도시’가 바로 거제다.
맑고 청명한 하늘 아래, 거제의 여름이 시작됐다. 31도를 훌쩍 넘긴 더위에도 바닷바람은 선선하고, 미세먼지 수치가 ‘좋음’이라 아이들과 야외에 나서기도 한결 마음이 가볍다. 누구나 SNS에 수국꽃 인증샷을 올리기 위해 찾는 ‘저구 수국동산’은 지금이 절정이다. 현지 여행자들은 풍성한 수국, 해안 절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고 느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거제 주요 명소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특히 여름철 가족 단위 여행객이 두드러진다. 지역의 대표 산업인 조선과 자연 자원이 어우러지는 ‘거제조선해양문화관’, 그리고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특별한 여름 추억을 남겨줄 ‘거제씨월드’의 체험형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일상적 회복의 여행’이라고 정의한다. 한 심리 여행 칼럼니스트는 “바쁘고 반복되는 삶 속에서 잠깐의 풍경 전환, 가족과의 유대, 낯선 감각을 경험하는 일이 심리적 재충전의 힘이 된다”고 말했다. 자연과 산업, 힐링과 호기심을 한 번에 채울 수 있다는 점이 거제 여행의 본질이라고 해석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거제 한 바퀴 돌고 나니 마음이 깨끗해졌다’, ‘아이도 바다에 반하고, 부모는 꽃길에 반했다’는 식의 공감이 많았다. 여행 후,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에서 몽돌이 차르르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나다운 여름을 찾았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사소한 떠남이지만, 우리의 겨울 같던 일상에 여름이 들어찬다. 거제에서 보내는 하루는 투박한 도시의 손길 대신 소박한 바람, 다정한 꽃길,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새삼 소중하게 여겨준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