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이익 다시 마이너스”…중국(China), 내수·수출 동반 부진에 경기 탄력 약화 우려
현지시각 기준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국가통계국이 10월 공업기업 이익이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8·9월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로 회복 조짐을 보이던 중국 제조업이 다시 꺾이면서, 내수 부진과 수출 침체가 중국(China)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흐름은 중국 경제 재가동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국제 사회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공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앞서 중국 공업이익은 8월 20.4%, 9월 21.6% 각각 증가하며 두 달 연속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10월 들어 흐름이 반전됐다. 같은 기간 올해 1∼9월 기준 공업이익 합계 증가율은 3.2%였으나, 1∼10월 누적 증가율은 1.9%로 떨어져 이익 회복 속도가 분명하게 둔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유형별로 보면 1∼10월 국유기업 이익 총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민영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이익이 1.9% 늘어나는 데 그쳐, 민간 부문의 회복세도 미약한 수준에 머물렀다. 공업 기업의 1∼10월 매출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쳐, 생산·판매 전반이 완만한 증가에 그치며 수익성 개선에 충분한 동력을 제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중국 당국은 연 매출 2천만위안 이상인 이른바 ‘규모 이상’ 공업 기업을 대상으로 매월 매출, 비용, 이익 등 주요 지표를 조사해 공업이익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이 지표는 중국 제조업 전반의 건강도를 가늠하는 핵심 선행 지표로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감소 전환이 경기 모멘텀 약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업종별로는 차별화가 뚜렷하다. ‘규모 이상’ 장비 제조업의 1∼10월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해 전체 공업이익 둔화 가운데서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장비 제조업 내부에서는 철도·선박·우주항공 업종 이익이 같은 기간 32.0% 급증했으며, 전자 업종 이익도 12.8% 늘어 두 업종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첨단 제조와 전략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일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 같은 통계는 중국 경제의 이중 구조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통 제조와 내수 의존 업종은 수요 부진과 가격 압박에 시달리는 반면, 정부 지원이 집중된 첨단 장비·우주항공·전자 부문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불균형이 중장기적으로 중국 산업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대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0월 공업이익 감소 요인에 대해 중국 기업들이 국내 수요 부진과 수출 침체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지시각 기준 10월 초 이어진 8일간의 국경절 연휴와 ‘솽스이’로 불리는 광군제 쇼핑 행사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가 매우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소비 진작 이벤트가 내수 회복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발표된 중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에 그쳐, 작년 8월(2.1%)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구 구조 변화, 부동산 시장 침체, 고청년 실업률 등 구조적 요인이 가계 소비 심리를 짓누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조업 생산과 이익까지 압박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해석이 따른다. 국제 금융 시장에서는 중국 내수 둔화가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전날 향후 5년간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 기조를 내놓고, 반려동물, 애니메이션, 장난감 등 신소비 분야를 육성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혀 내수 활성화 의지를 드러냈다. 문화·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관련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 중산층 소비를 자극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는 과거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중심 성장 모델에서 점진적으로 서비스·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전략 변화 신호로도 읽힌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이번 소비 촉진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재정 투입 규모나 세부 부양책 수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재정 확대, 세제 감면, 사회 안전망 강화 등 보다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소비 심리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중국 지도부의 장기 소비 진작 기조 발표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뚜렷한 촉매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업이익의 감소 전환은 세계 제조업 공급망의 핵심 축인 중국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와 수출, 전통 제조와 첨단 산업 간의 격차가 앞으로 중국 경제 정책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공업이익 추세가 향후 세계 경기와 교역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