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성곽과 빛의 서정, 서울라이트 DDP 2025 → 동대문 공원에 시간을 수놓다
한여름 대지와 밤하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는 서울라이트 DDP 2025 ‘타임스케이프: 빛의 결’이 다가오는 여름밤마다 장대한 서사의 막을 연다. 올해 처음으로 여름에 방문자를 맞이하는 이 미디어아트쇼는 도심의 성곽과 물, 풀, 빛이 어우러진 공간 위에 시간의 흐름을 음악과 영상, 물방울 빛으로 빚어낸다.
서울 한양도성의 유구한 결이 222미터의 DDP 외벽과 공원 수공간 전체로 확장된다. 대표 작품 ‘라이트 드롭스’는 미디어파사드와 레이저 아트가 대지와 밤하늘마다 얽혀, 잔디밭 위 180개의 유리 방울 빛이 살아 움직이는 듯 오롯이 인파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리적 경계와 시간의 흐름, 자연과 예술의 상호작용을 전하는 현장은 방문객 개별의 발걸음까지 동화한다.

햇살이 저물고 어둠이 물드면 ‘리듬 인 드롭리츠’가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해 그 빛의 결을 다시 새긴다. 쏟아지는 안개와 레이저가 교차하는 ‘리듬 인 포그’, 실시간 영상을 반영하는 ‘크사베리 컴퓨터리’의 미디어 아트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곳곳에서 펼쳐진다. 관객들은 발걸음과 숨, 호기심까지 무대의 일부가 돼 순간순간 빛나는 시간을 쌓아간다.
무엇보다 개막일인 7월 31일에는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의 장엄한 교차점이 펼쳐진다. 전통 한복 브랜드 금단제와 패턴 한복 브랜드 오우르가 미디어아트와 어우러진 패션쇼를 선보이며, 서울라이트 DDP만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조화를 빛낸다. 서울디자인재단 차강희 대표는 “서울 성곽과 DDP의 조화는 도시와 예술의 공존, 그리고 새로운 미감의 경험을 관객에게 남긴다”고 전했다.
관객들은 나날이 빛의 이야기와 시간의 결을 쌓으며, 한여름 도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열린 예술의 가능성을 체험하게 된다. 지난 2월 iF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모두 석권한 이 행사가 가져올 문화적 파장은 이미 세계로 번지고 있다.
매일 밤 8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펼쳐지는 서울라이트 DDP 2025 여름은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11일간 이어진다. 계절과 도시의 공명을 간직한 이 축제는 나날 밤마다 시간을 걷는 이들에게 포근하고 빛나는 사유의 풍경을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