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아베의 귀환…동아시아 마찰 우려”‥다카이치 신임 총재, 미일 무역협상 재검토 시사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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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기 총리로 내정된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자민당 총재가 한중과의 관계에 신경이 곤두선 외교적 충돌의 서막에 섰다. 미국 주요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총재의 민족주의적 성향을 집중 조명하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와 미일 무역협정 재협상 의지 등 동아시아 정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같은 멘토를 뒀다”며, 이번 선출이 “세계 주요 경제권에서 보수 세력의 승리 흐름에 또 하나를 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과 아시아 이웃국가와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카이치 총재가 일본 전몰자 추모시설인 야스쿠니 신사를 자주 방문한 점에 주목하며, “현직 일본 지도자들의 이런 참배는 중국과 한국 모두에 도발적 행위로 간주된다”고 경계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전몰자 위령 위한 중심적 시설”이라면서 “어떻게 위령할지, 평화를 기원할지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중국에 대해 강경하고, 대만의 자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외교 노선에서 강경 우파 전략을 고수할 뜻도 시사했다.

 

NBC는 다카이치 총재에 대해 “자신의 영웅이 마거릿 대처라고 밝힌 강경 보수주의자”라며,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동지”임에 방점을 찍었다. 이와 맞물려 다카이치가 일본에서 ‘아베 시절 회귀’로 인식되고 있으며, “민족주의적 역사관이 동아시아 인접국들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학 교수 역시 NBC에 “중국은 평화헌법 개정, 해양안보‧대만 지원 등 강경책에 반발할 여지가 크다”고 진단했다.

 

다카이치 총재에겐 미일 무역협정 이행도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협상 내용이 아직 일본에 편치 않은 신호”라며, “필요시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는 다카이치의 최근 발언을 부각했다. NBC 역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체결된 무역협정 이행”과 “5500억달러 일본 투자”를 언급하며, 재협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한편 다카이치 총재의 외교 노선이 본격화될 경우, 한·중·일 삼국 간 역사 문제, 영토 분쟁 등 다양한 현안에서 긴장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 대중‧대미 외교 전략” 등을 주목하며, 동아시아 질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신임 총리의 향후 행보에 따라 한일관계는 물론 미일 동맹의 방향성, 동북아 안보 지형에도 파급이 예상된다. 정부는 다카이치 총재의 공식 취임 이후 외교적 대응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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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사나에#아베신조#야스쿠니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