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원산갈마 관광지구, 남북협력 없인 성공 어려워”…전문가, 교통·기후·경쟁력 한계 진단
남북관계와 관광산업의 접점에서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교통과 기후, 높은 비용 등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남북 협력이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안병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24일 서울 종로구 극동문제연구소 평화관에서 열린 제17차 삼청포럼에서 “북한이 원하든, 원치 않든 원산갈마관광지구의 미래에 대한 답은 결국 남북 간 협력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통망 등 접근성이 여전히 취약하다”며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크다”고 평가했다.

안 연구위원은 “해양 관광에 적합한 기후도 제한적이어서 1년에 해수욕 가능한 기간이 약 한 달로 짧다”, “중국·러시아 등 주요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경쟁지 대비 군사적 긴장, 비용 부담, 서비스 경쟁력 등의 이유로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안 연구위원은 원산갈마 관광지구의 활성화를 위해 설악산·금강산·원산을 잇는 새로운 관광벨트 구축, 한국과 일본, 북한, 러시아를 연결하는 해상크루즈 도입 등 연계 방안을 제안했다.
이달 초 문을 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최대 2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리조트 단지다. 북한 당국은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염두에 뒀으나,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원산갈마지구에서의 사흘 포함 북한 일주일 여행 비용은 약 1천800달러로, 러시아 근로자 월급의 60% 이상에 달한다는 점도 진입 장벽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남북 관광 협력 재개의 불씨가 아직 살아 있는 만큼, 정부는 북측의 관광지구 개발 움직임과 주변국 관광객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북 협력 확대와 비용·접근성 개선이 이뤄질 경우 북·중·일·러 등 지역 관광산업 변화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정치권과 정부는 북측의 조치와 주변국 여건을 지켜보며 향후 남북 관광협력 방안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