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인대 파열 투혼”…장유빈, LIV 골프 시즌 완주→수술 고민과 다음 도전
잔잔한 바람이 스며든 인천 잭 니클라우스 코리아 골프클럽, 묵묵히 이를 악문 채 페어웨이에 선 장유빈의 표정에는 지난 시간의 고통과 결연함이 맴돌았다. 관중과 취재진 모두 그의 고백에 조용히 귀를 기울인 순간, 올 한 해를 온몸으로 견딘 선수의 투혼이 더욱 빛났다. 장유빈은 왼손 엄지 인대가 일부 찢어지고 끊어진 부상을 이겨내며 LIV 골프 14개 대회 모두를 완주했다고 담담히 밝혔다.
장유빈은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 최종 라운드 현장에서 "1월에 왼손 손가락 통증으로 MRI를 촬영한 결과 엄지 인대가 부분적으로 손상됐다"며, 그때마다 통증이 심했지만 참을 수 있을 때가 더 많았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 없이 시즌을 소화했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경기 출전을 강행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부상 사실을 숨겼던 이유에 대해서도 장유빈은 성적 부진을 부상 탓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던 자존심을 털어놨다. 실제 부상에도 불구하고 장유빈은 LIV 개막전부터 마지막 대회까지 단 한 번도 결장하지 않고 그린 위를 걸었다. 그러나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상위권에 들지 못했고, 포인트 랭킹은 53위에 머물렀다.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2~3주간 충분한 휴식을 통해 수술 유무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장유빈은 통증 관리에 자신감이 생기면 12월 개최 예정인 LIV 골프 프로모션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술이 불가피하게 되면, 내년에는 KPGA 투어와 아시안투어 동시 출전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시즌을 돌아보며 장유빈은 "처음 LIV 무대에 섰을 때 주눅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샷 컨디션은 좋았으나, 버디 퍼트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았고 시즌 중반까지 흐름을 바꾸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다만 "후회는 없다. 잃은 만큼 얻은 것도 많다"며, 1년 뒤에는 다시 LIV 복귀를 시도하겠다는 뜻도 확고히 밝혔다.
최종 라운드 후 장유빈은 골프채를 내려놓고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2주가 지난 뒤 회복 경과를 살핀 뒤 선수 생활의 구체적인 계획을 다시 세운다는 방침이다.
물이 흘러가는 듯한 시간 속에 남은 여운을 던진 하루. 인생의 고비마다 마주하는 용기와 선택의 무게, 어느 선수의 어깨가 그렇듯 장유빈 또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그의 다음 발걸음과 진심을 담은 경기는 앞으로도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