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대체 오가노이드 플랫폼”…신약 전임상·치료 혁신 예고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와 생체모사칩 등 차세대 동물대체시험 기술이 글로벌 신약개발·정밀의료 산업에 새 도약을 가져오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주요국 규제기관이 의약품 심사 과정에서 동물실험 대체 기법을 확대하면서, 비동물 플랫폼의 상용화 흐름이 빨라지는 양상이다. 신약 전임상 단계에서 인간과 생리·유전적으로 직접 대응하는 연구모델이 사용돼 실패 확률을 낮추고, 복잡한 맞춤 치료 전략까지 제시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는 동물대체 기반 체외모델의 확장성을 ‘정밀의료 경쟁의 하이라이트’로 보고, 신약개발 판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5일 '2025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의 동물대체 포럼에서 집중 조명됐다. 발표에 나선 수밋 무랍 인도공과대학교 만디캠퍼스 교수는 “전임상 단계(임상시험 전)에서 약물 효과를 입증해도, 동물 모델의 유전·분자적 한계 때문에 실제 임상에선 잇따라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은 인간과 유전적 구성, 질병 유도 방식이 다르고, 윤리 문제와 비용 부담도 큰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15년간 오가노이드와 같은 인간 유래 3차원 세포모델, 생체조직칩 등 비동물시험 기술이 구조적으로 크게 발전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대표적 예로 피부, 장, 간, 골관절 등 특정 조직의 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3차원 구조로 유도해 병리 과정, 약물 반응을 실제 인체 환경에 가깝게 재현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기존 동물기반 전임상 모델이 치료 효과와 부작용 예측에서 한계를 지녔던 반면, 오가노이드 기반 플랫폼은 환자 맞춤형 신약 스크리닝, 희귀질환·난치암 등 미탐색 치료제 개발에 효율적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환자별 세포를 직접 분리해 체외모델로 만들고,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를 미리 검증하는 임상 적용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기준에서도 동물대체시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럽연합과 인도 정부는 화장품 산업에서 동물실험 제품의 수입·생산을 최초로 금지했으며, 미국 등에서도 FDA가 오가노이드·생체조직칩 등 첨단 체외 모델의 임상 전 평가 활용을 공식 반영하고 있다.
다만 동물대체시험의 안전성과 표준화, 규제 인증 절차는 여전히 진입장벽으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기관의 동물대체시험 데이터 수용 확대가 신약개발 생태계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향후 전임상·임상 간 이행의 예측력 제고에 맞춰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동물실험을 넘어선 신기술이 실제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윤리, 제도 간 균형이 글로벌 생명과학 산업의 성장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