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공동입장 부활 시선 집중”…북한, 아시안게임 참가→화합 무대 기대감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던 남북 간 스포츠 화합의 무대가 다시 한번 활짝 열릴 기로에 섰다.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북한이 공식적으로 참가 의사를 밝히며, 과거의 감동을 재현할 남북 공동입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의 재회가 예고돼, 팬들도 설레는 기다림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9월 16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수엔트리 제출을 통해 축구 등 17개 종목에 260명 안팎의 선수단을 구성할 계획을 전했다. 대한민국은 41개 전 종목에서 1,400명 규모의 방대한 선수단을 파견한다. 조직위원회가 나고야에서 개최하는 선수단장 회의에서는 각국의 참가 세부와 대회 운영 방침이 논의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탄도 미사일 발사 등을 이유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체육계는 국제 스포츠 무대의 특수성을 근거로 북한 선수단의 입국에 큰 장애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개막에 맞춘 남북 공동입장 재개 여부에 시선이 집중된다.
남북 공동입장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인 뒤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9차례 이뤄졌다. 그러나 2008년 이후 공동입장은 중단됐다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으로 부활했다. 최근 2020 도쿄 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파리 올림픽에서는 북측 불참 또는 무산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또다시 남북 단일팀 구성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지난 평창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농구, 카누, 조정 등에서 나란히 손을 잡은 바 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화해 분위기와 정부 간 공감대가 선행돼야만 단일팀과 공동입장이 가능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종목별 합동훈련 역시 충분히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를 국가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2026년 아시안게임이 스포츠를 통한 한반도 화합의 새로운 전기가 될지 기대가 쏠린다. 버거운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평화의 행보, 그 작은 시작이 바로 현장에 서 있는 선수들의 첫걸음일지 모른다. 2026년 9월 19일부터 펼쳐질 아시안게임에서 남북한이 다시금 같은 깃발 아래 입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