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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뽀뽀 세리머니”…이병규·이승민, 올스타전 무대서 추억→뜨거운 감동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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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뽀뽀 세리머니”…이병규·이승민, 올스타전 무대서 추억→뜨거운 감동 선사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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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대전 한화생명볼파크가 웃음과 환호로 가득 물들었다. 퓨처스(2군) 올스타전 무대에는 오래전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추억이 다시 살아났고, 아버지와 아들이 불러일으킨 세리머니가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관중들은 선수들의 특별한 퍼포먼스에 마음껏 박수를 보냈다.

 

LG 트윈스 2군 감독 이병규와 SSG 랜더스 외야수 이승민은 경기 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북부리그 올스타로 선발 출전한 이승민은 2회말 타석에 설 때 아버지와 함께 링 위에 올랐다. 이병규 감독이 나비넥타이를 직접 매주고, 이승민이 자주색 넥타이를 아버지 목에 걸어준 뒤 서로의 볼에 입 맞추는 모습은 2005년 골든글러브의 감동을 완벽히 재연했다.

“뽀뽀 세리머니 재연”…이병규·이승민 부자, 퓨처스 올스타전서 특별 퍼포먼스 / 연합뉴스
“뽀뽀 세리머니 재연”…이병규·이승민 부자, 퓨처스 올스타전서 특별 퍼포먼스 / 연합뉴스

비록 이승민은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부자가 함께 만든 세리머니만큼은 누구보다 빛났다. 지난 해 적토마 망아지 분장에 이어 또다시 색다른 퍼포먼스로 주목받은 이승민은 “아버지와 함께하는 순간이 모든 것”이라는 듯 온몸으로 무대를 즐겼다. 이날 3루 코치로 직접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이병규 감독 역시 야구인다운 예리함을 선보였다.

 

퓨처스 올스타전의 퍼포먼스는 이 자리에 그치지 않았다. 롯데 투수 코치 김상진의 아들 김웅(LG 투수)은 유니폼에 ‘상진 jr.’를 직접 새기고 역동적인 피칭을 펼쳤다. LG 구단은 “아버지와 함께 올스타전 무대에 선다는 각오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고양 히어로즈 심휘윤은 영화 속 명장면을 패러디한 ‘우산 퍼포먼스’로 이목을 끌었고, 롯데 이영재는 알렉 감보아 투수의 모습과 행동을 흉내 내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날 kt wiz 좌완 투수 김재원은 만화 캐릭터 둘리 가방에서 공을 꺼내는 장면으로 현장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다양한 퍼포먼스가 이어질수록 야구 2세들의 개성과 창의력도 함께 빛났다.

 

지난해부터 한국야구위원회는 퓨처스 올스타전에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신설해 젊은 선수들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표현력을 독려하고 있다. 퓨처스 올스타전이 단순한 경기를 넘어 더 많은 소통과 감동을 만들어가는 무대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밤하늘 아래 야구장을 가득 메운 환호와 웃음. 가족의 인연, 선수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이 무대에는 한여름 밤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퓨처스 올스타전은 출전하는 선수, 현장을 찾은 팬 모두에게 한동안 잊지 못할 특별한 여운을 남겼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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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이승민#퓨처스올스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