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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추억이 가슴에 담겨진다”…띠별 운세, 일상에 작은 위로를 건네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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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검색창 위에 ‘오늘의 운세’ 네 글자가 심심찮게 올라온다. 예전엔 재미 삼아 넘기던 한 줄의 별자리·띠별 운세가, 이제는 누구에게나 하루를 여는 작은 의식이 됐다. 날마다 일기예보처럼 운세를 확인하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96년생 아름다운 추억이 가슴에 담겨진다”는 잔잔한 문장 앞에서 지난 시간을 잠시 돌아보는 이는 그저 96년생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쥐띠부터 돼지띠까지, 각기 다른 연령과 띠별로 나뉜 오늘의 운세는 누군가에게 감정의 환기를, 또 누군가에겐 지친 어깨를 토닥이는 응원을 전한다. 48년생에게 ‘한숨 소리 커지고 삶은 무거워진다’며 현실의 고단함을 보여주는가 하면, 84년생에겐 ‘격려와 응원 승리로 보답하자’는 격려를 건넨다. 세대별 삶의 결이 다르니 그만큼 운세 메시지에도 위로와 다짐, 소박한 용기가 골고루 담긴다.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서 ‘운세’ 코너 조회 수가 종종 뉴스 트래픽을 앞지르는 것도 비슷한 흐름이다.

96년생 아름다운 추억이 가슴에 담겨진다.(띠별 나이별 오늘의 운세)
96년생 아름다운 추억이 가슴에 담겨진다.(띠별 나이별 오늘의 운세)

라이프스타일 분석가들은 이런 운세 소비를 ‘작은 주술’이라 부른다. 미래를 미리 알기보단, 불안한 마음을 달래는 가장 간편한 의식이라는 해석이다. “우리 모두 하루쯤은 누군가의 한 마디, 혹은 운세 한 줄에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는 심리 전문가의 말처럼 운세는 어느새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새로운 루틴이 됐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믿지는 않지만, 이상하게 그 문장 때문에 하루가 다르게 느껴진다”, “오늘은 운세가 좋다니 괜히 기분이 들뜬다”는 이야기부터, “딱 내 상황이랑 맞다. 위로받는 느낌”이라 소소하게 공감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특별하지 않은 하루에도, 나를 위한 예언 한 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작은 힘이 생긴다는 감상이다.

 

결국 띠별 운세는 단지 오락거리나 미신이 아니라, 일상에 스며드는 감정 관리의 도구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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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생#띠별운세#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