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인사 파동의 그림자”…시사기획 창, FA-50 위기→조직 혼란 뒤집는다
유럽의 하늘을 가르던 희망은 이내 현실의 난기류에 휩싸였다. KAI의 FA-50 전투기 수출 쾌거로 빛나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돌연 방산기업 경영구조의 민낯과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경영진 교체의 파도와 내부 혼란, 남겨진 기술자들의 치열한 사투가 짙은 여운을 남겼다.
2022년 폴란드와의 FA-50 수출 계약은 순식간에 ‘K-방산 신화’로 불리며 국민적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듬해 12대 인도를 끝으로, 남은 36대의 납품 일정이 무려 1년 반 가까이 지연될 위기에 놓이면서, 세계시장에서의 신뢰 역시 금이 가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은 빠른 납품이야말로 KAI의 무기였음을 되새겼지만, 제도와 경영 한계는 변화의 속도를 가로막았다. 전문 인력의 이탈, 빈약해진 조직력, 그리고 내부 갈등의 온상이 점점 구체적 문제로 다가왔다.

경영진 인선 구조는 혼란의 또 다른 축이었다. 정권 교체와 동시에 진행된 대대적인 인사 이동은 34명 임원 중 21명이 해임되는 전례 없는 격변으로 이어졌다. 오래 쌓인 전문성과 노하우가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남은 자리는 정치색이 짙은 인사로 채워졌다. 강구영 전 사장의 사퇴와 함께 ‘평양 무인기 침투 사태’ 등, 우회 납품 의혹까지 뒤따르며 KAI 내부에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정확한 진상은 여전히 내부 문서와 현장 취재를 통해 조명되고 있다.
한국 방산의 뿌리를 뒤흔들 ‘낙하산 인사’ 문제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불거진 정치적 임명은 결국 조직 혼란과 신뢰 하락, 국민 피해로 직결됐다. 최근 사장 공백 사태까지 겹치면서, 현장에는 불안과 의심이 깊게 배어든다. 정책 쇄신의 다짐이 나오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개혁은 오히려 더 멀어지는 듯한 씁쓸함을 안긴다.
비행기의 힘찬 이륙을 가능케 하는 것은 결국 기억 속의 기술자, 그리고 보이지 않는 구조의 단단함이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은 이 모든 난맥의 현실을 깊은 시선으로 추적한다. 오늘 밤 10시 전문가와 지역의 목소리, 방대한 내부 자료를 토대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진실과 미래, 그리고 흔들린 민낯에 긴 질문을 남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