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유상증자 단행”…메리츠캐피탈, 자본 확충 속 그룹 리스크에 투자자 우려
메리츠금융지주는 12일, 자회사 메리츠증권을 통해 메리츠캐피탈의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그룹 내 자본건전성 강화 행보를 이어갔다. 메리츠캐피탈은 신주 500만주를 발행해, 주당 1만2천500원에 400만주를 메리츠증권이 인수하고 나머지 100만주는 주당 5천원에 발행한다. 이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은 메리츠캐피탈의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예정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출자 목적에 대해 “자회사 자본건전성 제고를 위한 선제적 대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이 캐피탈사의 재무 부담을 떠안는 연계 지원 구조가 반복되는 점을 두고, 투자자 사이에서는 그룹 리스크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메리츠캐피탈의 자산 건전성 악화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지원이 지속되는 점이 신용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작년부터 이어진 출자와 부실 대출자산 인수 사례를 함께 언급했다. 메리츠캐피탈의 가장 큰 부실 여신 원인은 홈플러스 대출 익스포저로, 이 규모는 약 1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 지표를 보면, 2025년 3월 말 기준 메리츠캐피탈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은 9.7%, 연체율은 5.6%로 업계 평균을 상회한다. 메리츠증권의 자산건전성 지표 역시 3월 말 고정이하자산비율 6.5%로, 하방 압력이 커진 모습이다.
이 날 투자자들은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하며, 일부에서는 그룹의 연쇄 지원 시스템이 기업가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는 10일 0.88% 하락 마감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상장사가 아닌 비상장 자회사의 증자이며, 일반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연쇄 출자 구조상 그룹 전반의 재무 안정성 및 주주가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메리츠캐피탈의 유상증자는 그룹의 재무적 긴장과 시장의 불안을 드러내는 새로운 장으로 남았다. 투자자들은 또 한 번 기업 구조조정의 파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기업의 연쇄 위험 구조가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어떤 파장을 남길지, 그리고 다음 분기 주요 지표 발표에서 그룹의 재무구조가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