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이종호·원희룡 모른다”…삼부토건 회장단, 특검서 핵심 의혹 일제히 반박
정치권과 특검이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들이 김건희 여사 등 의혹 핵심 인물들과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최고위 인사들이 특검에 소환돼 ‘몸통’과의 관계 여부를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해 약 16시간에 걸친 피의자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 회장은 조사 후 취재진을 만나 “김건희 여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모두 모르는 사람”이라며 “이 사안이 잘못하면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조사 직후 1시간 30분 앞서 조사를 마친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역시 기자들에게 김건희 여사나 이종호 전 대표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했다. 조 전 회장은 특검 조사 과정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증권시장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에 선 이일준·조성옥 회장은 삼부토건과 연관된 재건사업 추진의 실체를 둘러싼 의혹, 그리고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당이익 취득 혐의에 대해 집중 추궁을 받았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사건을 공식 개시한 직후 우크라이나 사업을 총괄한 이응근 전 대표를 소환하고, 오일록 현 대표 등 실무진을 차례로 불러 사건의 구조적 메커니즘과 수익 귀속 경로를 추적해왔다. ‘누가 실제로 주가조작의 이득을 누렸는지’, ‘김건희 여사 등 권력층이 관여했는지’에 대한 확인이 향후 수사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삼부토건 측은 2023년 5월 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맞춰 현지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 대규모 재건사업 추진을 내세웠으나 이를 외관상 투자유치에 활용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웠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우크라이나 방문(동년 7월) 및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재건사업 논의가 공개되며, 삼부 주가가 급등해 배경에 대한 의문이 증폭됐다.
또한, 이종호 전 대표가 주가 급등 직전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알려지며, 조직적 정보공유 및 시세조종 연루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이 전 대표는 별도로 라임 사태에 연루돼 복역 중인 조성옥 전 회장의 아들이 서울구치소에서 더 머물게 해달라고 로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조성옥 전 회장이 이종호 전 대표를 매개로 김건희 여사와 모종의 연대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으나, 조 전 회장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 연관성 자체가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이일준, 조성옥 두 회장 모두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핵심 참석자로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접점 역시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향후 특검 조사가 삼부토건 내부 사정과, 이른바 ‘주가조작의 몸통’으로 거론되는 고위 인사들 사이 실제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의 귀결이 21대 국회 후반기 정국의 흐름을 가를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삼부토건 핵심 진술을 바탕으로 금융거래내역, 통신기록 분석 등 이른바 ‘관계자 색출’과 자금 흐름 추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정가와 시민사회 일각에선 이번 수사 결과가 여권과 야권 모두에 정치적 충격파를 미칠 것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검팀은 핵심 관계자 추가 소환과 물증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은 추후 특검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