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0.94% 오름세”…미국·이란 충돌 진정 속 테슬라 8% 급등하며 투자심리 회복
전 세계 증시는 종종 정치의 파도 위를 걷는다. 6월 23일 미국 뉴욕증시가 새벽을 맞을 무렵, 시장의 숨결에는 미묘한 안도가 감돌았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예상을 깨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잠시나마 숨을 고르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시 성장의 땅으로 향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는 또 한 번 변동의 기록을 새겼다. S&P500지수는 0.96% 상승한 6,025.19를 기록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0.89% 오르며 42,581.78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94% 상승해 19,630.97로, 대형 기술주 집합장인 나스닥100지수는 1.06% 올라 21,856.33에 닿았다. 시장을 주도한 것은 무엇보다 ‘제한된 충돌’이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24/1750713817418_363273098.webp)
카타르 주둔 미군 기지로 날아간 이란의 미사일에, 세계는 또 한 번 긴장의 고삐를 잡았으나, 이란은 미국에 사전 통보했고 실질 피해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이상의 증오도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시장은 그 메시지 위에 안도의 쉼표를 찍었다. 변동성 지수(VIX)도 3.73% 떨어진 19.85를 나타냈다.
이러한 배경 아래, 기술주들은 한껏 기지개를 켰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서비스 ‘로보택시’의 텍사스 시범 운행 소식에 8.22% 상승하며 시가를 뛰어올렸다. 서학개미들은 이에 반응해 하루 만에 431억원의 테슬라 보관금액을 더했다. 퀀텀컴퓨팅기업 아이온큐 역시 1.93% 상승하며, 잠재 성장동력이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0.22%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여전히 17조원이 넘는 서학개미 자금이 포진돼 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미소를 지은 것은 아니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국제유가는 7% 넘게 급락, 에너지주는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에너지섹터는 2.51% 빠졌고, 엑손모빌과 셰브런 각각 2.58%, 1.80% 하락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그 외 업종들은 통신서비스·헬스케어를 제외하곤 1% 넘는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의 대표주자들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0.25%, 1.80% 오르며 대형주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메타 플랫폼은 2.38% 상승, 지속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팔란티어 테크,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등은 각각 1.91%, 3.19% 올랐다.
반면, 알파벳 A는 0.89% 하락해 1,372억원의 보관금액 이탈이 확인됐으며, 아마존닷컴은 0.58% 하락, 30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0.68% 내렸고, 노보 노디스크는 임상 결과 부진 평가로 5%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신호 역시 또 다른 기대감을 남겼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억제되면 7월 금리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에 이은 것으로, 완화적 전환 기대감이 증시에 유입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하루 만에 85.5%에서 77.3%로 낮아졌고, 인하 가능성은 20%대로 치솟았다.
서학개미의 보관금액은 6월 20일 기준 125조 8,803억원으로 이전 집계일 대비 4,403억원 줄었다. 이는 당일 상승장과 시차를 보이는 결과로, 테슬라와 애플, 아이온큐 등은 보관금액이 늘었으나 엔비디아, 팔란티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A 등에서는 감소세가 집계됐다.
여전히 시장 위에는 완연한 봄볕과 먹구름이 교차한다. 이번 상승에는 군사적 리스크의 완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자의 선명한 선호가 어우러졌다. 그러나, 각 업종별 명암은 더욱 뚜렷하게 시장의 결을 가른다.
투자자들은 한 순간의 안도와 또 한 번 찾아올 리스크를 경계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정책 변화와 국제 정세, 그리고 개별 종목의 소식에 촉을 세우며 좀 더 세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다음 주에는 미국 연준의 금리 결정 및 주요 기술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또 다른 파동이 잔물결처럼 번질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