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장남 이지호, 해군 함정 통역장교 복무”…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시선 모아져
정치적 명망가 자제의 군 복무가 국방의무 이행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논란의 한복판에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 씨가 15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진해기지사령부에 해군 학사사관후보생으로 입대하면서 재계와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미국에서 태어나 복수 국적을 보유했던 이씨는 해군 장교 지원을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경제계 인사들의 병역 이행 문제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날 이지호 씨는 오후 1시 5분께 미니밴을 타고 진해 해군기지 정문을 통과했다. 현장에는 모친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여동생 이원주 씨, 삼성전자 직원 등이 동행해 입대를 배웅했다. 부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업무 일정으로 인해 현장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입대 절차는 위병소에서 신분확인과 차량검사가 동시 진행되는 등 보안이 유지된 가운데 진행됐다. 이어진 입영식에는 이순부 해군사관학교 생도연대장이 참석해 후보생들을 격려했으며, 가족들과의 마지막 인사 시간도 마련됐다.
이지호 씨는 11주간의 장교 교육 훈련을 마친 뒤 11월 28일 해군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다. 함정 통역장교로서 임관 후에는 교육훈련 성적과 부대 수요에 따라 복무지를 배정받게 된다. 공식적으로는 총 39개월간 군 복무를 하게 되며, 의무복무기간인 36개월과 훈련기간 3개월이 포함된다. 이날 같은 기수로 입영한 학사사관후보생은 남자 63명, 여자 21명 등 84명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지호 씨의 병역 이행을 두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례로 평가하는 한편, 일반 사병이 아닌 장교로 지원하고 복수국적도 포기한 점에 긍정적 의견이 이어졌다. 재계에서도 “모범적인 선택”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입영생 박열 씨는 “장교로 입대한 이지호 씨와 함께 무사히 군 생활을 마쳤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정치-사회적 연줄 차별 논란을 의식한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해군 당국은 “모든 후보생은 동일 절차로 선발과 교육, 배치를 받게 된다”고 원칙을 강조했다. 이지호 씨의 병역 이행과정은 향후 재계, 정치권 고위층 자녀의 군 복무의 기준과 여론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와 해군은 “예외 없는 원칙 적용으로 사회적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계에서는 “정당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위층 자녀의 병역 과정 투명성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