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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마일리지 반려”…이해충돌과 소비자 불신 격화→사실상 심사 서막
정치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마일리지 반려”…이해충돌과 소비자 불신 격화→사실상 심사 서막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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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다시금 기업결합 시장의 중심 축으로 올라서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련한 마일리지 통합안이 그 매서운 심사 문턱에 가로막혔다. 양사의 통합 항로가 새로운 기로에 섰지만, 그 아래에서 소비자 권익과 시장 공정성의 가치는 더욱 또렷하게 부각되고 있다. 공정위가 6월 12일 공식적으로 밝힌 반려 결정은 마일리지 통합안의 사용처 축소, 통합 비율 안내 부족 등 항공 이용객의 이해충돌을 원천적으로 겨냥한 데 의미가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사에 편입한 뒤 6개월 이내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마련해야 했고, 이날이 제출 시한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통합안이 소비자에게 불리할 여지가 크다고 명확히 선을 그으며, 심사 자체를 유예하는 ‘미흡함’을 지적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제시한 제휴 사용처가 아시아나에 비해 좁아졌고, 통합 비율에 관한 자료 역시 충분히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이미지. 공정위가 마일리지 통합안을 반려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이미지. 공정위가 마일리지 통합안을 반려했다.

시장의 반응은 곧 걱정과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통합안에 대해 “탑승 실적 마일리지는 1대1, 신용카드 등 제휴 마일리지는 차등 적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꾸준히 제기됐고, 이런 구조는 아시아나 기존 고객의 불만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반면 동일비율 적용 시에는 대한항공 소비자의 반발도 불가피해, 두 그룹 고객층 사이 첨예한 갈등이 번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통합안 세부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소비자들은 더욱 신중한 접근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공정위는 “심사의 출발점”을 강조하며, 보완된 자료 제출과 함께 각계 전문가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절차를 마련할 계획임을 비쳤다. 이번 결정은 단순 처리가 아니라 정밀하고 중립적인 심사 보고서로 이어질 것임을 내비쳤다. 따라서 통합마일리지의 최종 윤곽이 규정되기까지는 앞으로 수개월의 검증과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곧 내년 10월 예정된 양사 통합회사 출범 일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진단과 맞닿아 있다.

 

마일리지 제도 변경 과정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도, 공정위는 소비자 권익 보호와 항공 시장의 균형을 가장 엄격하게 기준 삼겠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심사 개시는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국가 항공 산업의 미래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동시에 담아내는 긴 여정의 시작점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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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